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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美 증시 발작, 무분별 '빚투' 경종 울린 것이다

거침없이 질주해온 미국 증시가 3일(현지시간) ‘발작’ 수준의 급락장을 연출했다. 다우존스지수가 2.78% 하락했고 나스닥은 6개월 만의 최대폭인 4.95%나 주저앉았다. 상승장을 이끌어온 애플과 테슬라 주가는 각각 8%, 9% 수직 낙하했다. 테슬라는 30%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시장에서는 ‘민스키 모멘트’ 우려까지 불거진다. 미국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의 이름을 딴 민스키 모멘트는 넘치는 유동성과 부채에 의존해 강세장을 그리다가 시장이 붕괴하는 상황을 뜻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거품을 향유해온 투자자들에게는 섬뜩한 일이다.

미국의 상황은 우리에게도 경종을 울린다. 시장에서는 ‘동학개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수열풍이 불었다. 국내 증시에 성이 차지 않은 투자자들이 미 증시로 달려가면서 ‘서학개미’라는 말까지 나왔다. ‘빚투(빚 내서 투자)’까지 이어지며 5대 주요 은행의 지난달 말 신용대출 잔액은 124조원으로 한 달 새 4조원 이상 늘었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잔액은 지난달 말 16조2,151억원으로 올 들어 7조원 넘게 폭증했다. 4일 코스피지수 하락폭은 1% 초반에 그쳤지만 앞으로 급락할 경우 충격은 훨씬 더 클 것이다.

문제는 아파트와 주식 등 자산 종류를 불문한 ‘패닉바잉’ 현상이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금융사 연체율은 7월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고 전국 법원의 개인파산 신청은 4월 3,945건에서 7월에는 4,895건까지 급증했다. 대출현장에서는 시스템 균열 현상도 엿보인다. 기업은행에서 벌어진 76억원 규모의 ‘셀프 대출’ 파문은 금융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얼마나 부실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장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를 큰 틀에서 들여다봐야 할 때이다. 돈을 생산적인 곳으로 돌린다는 명분 아래 사실상 원금을 보장하는 관제 뉴딜펀드는 시장의 원칙을 깰뿐더러 금융 시스템에 균열을 만드는 요인이다. 금융당국이 현시점에서 할 일은 시장이 냉각될 경우 피해를 최소화할 방책과 시장의 근본 체력을 키울 방안 마련이다. 시장의 굴곡이 심할수록 원칙과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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