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발생하는 ‘근손실’을 막기 위한 유전자기술 개발이 초기 성과를 거뒀다. 이 기술은 우주 비행사뿐만 아니라 오랜 투병으로 근육이 약해진 환자들을 돕는 데도 활용될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잭슨 연구소의 이세진 박사팀은 최근 실험을 통해 우주에서의 체내 근육 손실을 막을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박사와 연구진은 지난해 12월 어린 암컷 쥐 40마리를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냈다. 이 중 ‘마이티 마우스(mighty mouse·강력한 쥐)’라고 이름 붙인 유전자 기술을 미리 적용해 근육량을 두배로 키운 뒤 보낸 8마리는 근육량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심지어 근육량이 증가한 채 지구로 돌아왔다. 나머지 32마리는 근육량이 최대 1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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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험에 활용된 기술은 근육량 증가를 막는 단백질 유전자를 차단해 근육량을 유지하거나 늘리는 원리다. 다만 근육 이외의 다른 인체 조직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부작용의 우려가 있다. 실제로 바이오 기업인 액셀러론이 비슷한 기술로 임상실험을 실시한 결과 일부 환자가 코피를 흘리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고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인체에 적용하기까지 앞으로 수 년이 더 걸릴 전망이지만, 기술이 완성되면 장기간 우주에 머물러야 하는 우주비행사뿐만 아니라 병상이나 휠체어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 거동이 어려운 이들의 근육과 뼈 손실을 예방하는 데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위해 스페이스X의 우주비행체인 ‘드래곤 캡슐’에 쥐를 태워 지난해 12월 7일 우주로 보냈다. 드래곤 캡슐은 한 달 후인 1월 7일 지구로 무사히 복귀했다. 이번 실험 결과는 미국의 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됐다. 이 박사 측은 “실험용 쥐들이 왕복 비행과 우주에서의 생활을 놀라울 만큼 잘 견딘 것으로 보이고, 지구로 복귀한 후 아주 빠르게 기력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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