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제지가 신풍제지의 백판지 제조 설비를 인수한다. 이번 인수로 한창제지의 점유율은 6%(지난해 상반기 기준)에서 19% 수준까지 올라 한솔제지(점유율 40%), 깨끗한나라(26%)에 이어 단숨에 백판지 업계 3위로 올라서게 됐다. 국내 백판지 업계가 요동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풍제지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6호기 설비 일체를 한창제지에 135억원에 처분하기로 결의했다. 이는 자산총액의 7.3%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처분 날짜는 오는 10월 말이다. 앞서 신풍제지는 6호기를 포함한 설비 일체를 연초부터 전면 가동 중단한 바 있다. 공장이 위치한 평택시 고덕면 부지가 한국토지주택공사와 경기도의 팽택시 고덕국제화 계획지구개발에 따라 수용되면서 공장을 더 이상 돌릴 수 없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백판지 제조 설비들의 이전이 불가피해졌고 신풍제지는 전라도 군산에 부지를 얻어 설비들을 옮긴 뒤 보관하면서 매각 등 활용 방안을 고심해왔다.
신풍제지의 설비를 한창제지가 인수하기로 하면서 국내 백판지 업계에도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점유율 15%로 백판지 시장 3위권에 랭크된 세하를 한창제지가 뛰어넘으면서 3위권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창제지가 백판지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세하 인수에 나섰다가 실패한 뒤 신풍제지 설비 인수에 총력을 기울인 거 같다”며 “한창제지가 명실상부한 종합 백판지 기업으로서 시장 지배력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