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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못 찾은 아시아나 채권단 손에...정상화까진 ‘첩첩산중’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끝내 무산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관리체제로 돌입한다. 정부는 아시아나항공에 2조4,000억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을 시작으로 경영정상화 방안을 본격 실행한 뒤 재매각에 나설 방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금호고속에도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11일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금호산업과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한 지 약 9개월 만이다.

김현미(왼쪽 두번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동걸(〃세번째) 산업은행 회장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마친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채권단은 ‘플랜B’로 2조4,000억원 규모의 기안기금을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매각 무산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상환 의무가 발생하는 금융채무의 상환 대비용인 시장안정화필요자금 2조1,000억원, 유동성 부족자금 3,000억원 등이다. 지원방식은 운영자금 대출 1조9,200억원, 영구전환사채(CB) 인수 4,800억원이다. 채권단은 이번 기안기금 지원으로 회사의 신용등급이 유지되면 대출 규모는 이보다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경영 컨설팅을 통해 노선조정·원가절감·조직개편 등 구조조정을 진행할 방침이다.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자회사 분리 매각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인력 구조조정 및 대주주 감자는 현 단계에서 검토할 사안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채권단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금호고속에도 1,2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현산이 의지를 갖고 인수합병(M&A)에 나섰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의 협의 등 아쉬움이 있었다”며 “계약금 반환 등 여러 소송이 진행될 개연성이 있어 (채권단으로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1216A01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플랜 B 주요 내용


‘구조조정, 감자, 채무탕감’ 패키지 추진할 듯

채권단은 우선 기안기금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주력할 방침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어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화물 부문에 집중하며 2·4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추가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향후 ‘구조조정+주주감자+채무탕감’ 패키지를 진행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올 2·4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291.3%, 자본잠식률은 49.8%로 지난해 말(1,386.7%, 18.6%) 대비 급등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안기금 지원 이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인력 구조조정, 자산 재배분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며 “현 경영진 교체부터 실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영구채 8,000억원의 주식 전환, 대주주인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30.79%) 감자, 자회사 매각 등이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보유한 영구채(8,000억원 규모)를 주식으로 전환해 아시아나항공을 일시 국유화한 뒤 경영정상화를 진행해 재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구채의 주식 전환이 이뤄지면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1대 주주(지분율 37%)가 된다.

자회사 매각과 관련해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컨설팅할 때 자회사 매각 등도 검토할 것”이라며 “에어서울·에어부산이라든지 골프장을 포함한 리조트 등 여러 부분도 컨설팅 범주에 넣어 고민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통매각 대상에 포함됐던 에어서울·에어부산·아시아나IDT·아시아나세이버·아시아나에어포트 등 자회사의 분리매각을 진행하더라도 인수가 성사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별도 법인을 설립해 자회사들을 구분한 뒤 수익사업부와 비수익사업부를 분리하는 작업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일단은 고용을 유지하더라도 내년부터 결국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과정에서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가능성도 있다. 구조조정을 진행할 법적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이 올 초부터 인건비 절감을 추진해온 만큼 당장 인력 부분의 조정은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최 부행장은 “임직원 순환휴직, 유급휴직 등 자구노력을 통해 오는 10월 말까지 1,800억원의 인건비가 줄어들 것”이라며 “기안기금이 지원되는 만큼 인력 부분은 급한 일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215A01 채권단의 아시아나항공 지원 현황


채권단이 가장 고심하는 부분은 감자 여부와 비율이다. 채권단 내에서는 대주주인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감자 필요성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다. 하지만 완전감자 내지 100대1 감자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경영여건을 감안했을 때 과도하다”는 주장이 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 측도 과거 구조조정 사례와 아시아나항공은 다르다고 반발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이나 일반 소액주주에 대한 감자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차등감자가 유력하다. 최 부행장은 “기존 주주 감자 여부는 연말 회사 재무상태, 채권단 관리상황, 영구채 전환 통한 지분 확보가 핵심”이라며 “현 단계에서는 언급하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시장 여건이 좋아지면 향후 아시아나항공 재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
/김능현·박시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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