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일반의약품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해열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제품명: 타이레놀)을 먹으면 마음이 대담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사이언스 데일리는 미국 오하이오대학의 볼드윈 웨이 심리학 교수 연구팀이 실제 사람들에게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게 한 뒤 여러 가지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189명에게 두통에 처방되는 단위인 1,000mg짜리 아세트아미노펜 또는 위약(placebo)을 복용하게 하고 약효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안전하지 않은 지역에서 밤중에 걸어서 집에 가기 ▲스카이다이빙 ▲번지 점프 ▲30대 중반의 직업 전환 등의 위험성에 1~7점까지 등급을 매겨 효과를 조사했다.
그 결과 아세트아미노펜 그룹이 대조군에 비해 이러한 행동을 덜 위험하게 느끼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레놀 복용으로 위험 상황에도 대담해져 두려운 마음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사회 인지-정서 신경과학’(Social Cognitive and Affective Neuro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타이레놀 먹으면 위험상황 두려운 마음 줄어들어 |
이 실험에서는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풍선을 버튼 한 번 누를 때마다 부풀어 오르게 하는 게임을 하게 했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가상 화폐(virtual money)를 각자의 은행 계좌로 넣어 주었다. 풍선이 터질 것 같으면 언제든지 버튼 누르는 것을 중지해도 된다. 그러나 풍선이 터지면 그동안 번 돈은 반납해야 한다.
결과는 아세트아미노펜을 먹은 그룹이 위약을 먹은 그룹보다 버튼을 누르는 횟수가 많고 그 때문에 풍선이 터지는 경우도 잦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아세트아미노펜을 먹으면 위험한 행동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과 두려운 마음이 줄어드는 것 같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코로나19 증상 등에 위험성 감지 떨어져 사회적 문제 될수도" |
아세트아미노펜의 이러한 효과는 실생활에서도 여러 행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테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증상인 발열과 근육통이 나타날 때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면 집 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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