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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금호그룹...부동산 자산 매각이 정상화 관건

내년만기 차입금 갚을 능력 없어

그룹 모태 금호고속도 채권단 관리

주식담보액도 3.3조로 2배 늘어

금호리조트·유스퀘어 매각 유력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020560)에 이어 그룹의 모태 격인 금호고속까지 채권단 관리하에 들어가면서 위기에 빠진 금호그룹의 정상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큰 애착을 갖고 있는 금호고속이 정상화되지 못하면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금호고속은 채권단에 보유지분을 담보로 제공해 유동성을 마련한 뒤 자회사를 매각해 차입금을 갚아 그룹을 되살리겠다는 계획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고속은 이달 말까지 1,100억원, 올해 말까지 4,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지난 11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발표 당시 산업은행 측이 언급한 내용이기도 하다.

장기간 자금난을 겪어온 금호고속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된 데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 악화가 겹쳐 내년 1월이 만기인 차입금을 갚을 능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그룹 전반적으로 관리체제를 시행하며 자금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금호산업(002990)→아시아나항공’으로 지배구조가 형성돼 있다. 지주사 격인 금호고속과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관리하에 들어갈 경우 금호산업 역시 채권단의 영향 아래 놓일 가능성이 크다. 금호고속이 지난해 채권단으로부터 1,300억원을 차입하며 보유하고 있던 금호산업 지분 45%를 모두 담보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1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과 기안기금 지원 발표 직후 그룹의 자금융통계획을 연이어 공시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실패로 인한 자금 부족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먼저 금호그룹은 금호고속의 고속버스 운영 사업부를 분할해 ‘금호익스프레스’를 신설하기로 했다. 산은은 이 회사의 주식을 담보로 금호고속에 1,2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박 전 회장은 채권단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지원을 받기 위해 보유 중이던 금호고속 지분 3만2,400주도 담보로 제공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과 박 전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채권단에 제공한 담보금액은 기존 1조6,000억원에서 3조3,000억원까지 늘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주주의 지배력을 되찾기 위해 자회사 매각에 주력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금호고속이 매물로 내놓을 자회사로 금호리조트, 광주 광천동의 고속버스터미널을 겸한 복합쇼핑몰 유스퀘어, 목포·여수·순천·해남 등 터미널 부지와 건물 등이 거론된다. 그중에서도 아시아나CC 등을 보유 중인 알짜 계열사 금호리조트의 매각 가능성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이 골프장을 비롯해 리조트 등의 매각도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매각 대상 1순위로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리조트가 금호티앤아이·아시아나IDT(267850)·아시아나에어포트·아시아나세이버 등이 지분을 갖고 있는 만큼 지분 정리 후 매물로 나올 것”이라며 “유스퀘어 역시 매각이나 용도변경이 어려워 매각이 무산될 경우 채권단에 추가 담보로 제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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