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추석 이동 제한을 연일 홍보하고 있다. 이른바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그가 자신을 형상화한 캐리커처까지 사용하며 자신의 존재감과 정부 정책을 동시에 홍보하는 ‘일석이조’ 전략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 총리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페이스북에 ‘이번 추석엔 총리를 파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 3편을 연달아 올렸다. 정 총리의 캐리커처와 삽화가 포함된 만화 형식의 게시물이다. 추석 때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는 핑계로 자신의 이동 자제 당부를 언급해 달라는 내용이다.
첫 게시물인 부모님편에는 부모가 자녀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 총리가 그러더구나. 추석에 가족들이 다 모이는 건 위험하다고. 용돈을 두배로 부쳐다오”라고 말하는 내용을 담았다.
두 번째 게시물인 자녀편은 ‘효녀 심청’이 “어머니 아버지 고향 안가는 게 진짜 효도래요. 정 총리가 그랬어요”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구성했다. 세 번째 삼촌편에서는 삼촌이 조카에게 추석 연휴에 친구와 만남을 자제하고 ‘집콕’을 하라며 “정 총리가 친구와의 약속보다 가족의 안전을 지키라고 했다”고 말하는 내용을 전했다.
정관계 일각에서는 이 시리즈가 정부의 추석 이동자제 당부를 알리는 한편, 정치인으로서 정 총리 자신을 홍보하는 수단인 것으로 분석했다. 연휴 때 가족 간 대화에서 정 총리를 거론하게 함으로써 코로나19 방역 주도 총리이자 차기 대권 주자 중 한 명으로서의 존재감을 키우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것이다.
정 총리는 지난 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권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지금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위기 관리의 리더십이 시대정신”이라고 답한 바 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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