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재판 도중 쓰러지며 병원에 이송된 것과 관련해 여권에서 검찰과 언론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해도 너무한다”며 “수많은 검찰내부의 비리사건 처리와 비교를 해보게 된다”고 일침을 날렸다. 그는 “어제 정경심 교수가 법정에서 쓰러져서 병원으로 후송됐다”며 “검찰은 조국 장관 가족에게 하듯 자신들의 문제에도 이토록 엄격한 대기추상의 원칙을 지키고 있는지 돌이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기추상’은 자신을 가다듬음에 있어 가을 서릿발처럼 엄하게 하라는 의미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한 사람이 천하고 우주라 했다. 이 세상에서 사람의 생명만큼 소중한 것이 있을까”며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정경심 교수) 한 사람이 견디고 버틸 무게를 초과한 지 오래”라면서 “이제 그만 제발 좀 그를 놓아주자”라고도 썼다.
정 의원은 이어 “남편 조국 전 장관이 호소한다. 재판을 안 받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그가 평화롭게 재판에 임하도록 언론의 공격을 잠시 멈춰달라는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정 의원은 “언론은 장삿속으로 비틀어서 기사 쓰고 제목 장사로 회사의 이익을 취해서 좋을지 모르겠다”고 쏘아붙인 뒤 “당신들이 쏘아대는 오발탄에 놀라 한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 당신들도 가족이 있지 않은가”라고 언론을 향해 날을 세웠다. 덧붙여 정 의원은 “건강을 회복할 동안만이라도 전화로 괴롭히지 말라. 병원에 가서 환자를 불안케 하지 말라. 인간적으로 부탁한다”면서 “정경심 교수의 쾌유를 빈다”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전날 재판에서는 정 교수의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 익성 관계자들이 나와 증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정 교수가 재판 도중 “몸이 아프다”고 호소하며 법정 바닥에 쓰러지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서 재판은 조기 종료됐다. 정 교수 측은 재판 시작 40분여 만인 오전 10시50분경 자리에서 일어나다 법정에 쓰러졌다. 변호인 측은 10시40분경 “지금 정 교수가 아침부터 몸이 아주 안 좋다고 해서 지금 구역질이 나고 아프다고 한다”며 재판을 멈춰 세웠다. 이후 10분 간 휴정했으나 정 교수의 상태가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이에 검찰의 동의 의견을 물은 뒤 “원래는 불출석 허가 요건에 관한 소명자료 필요하지만 재판부가 법정에서 관찰해보니 많이 아프신거 같다”며 “소명자료 없이 오늘 재판은 불출석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퇴정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던 정 교수는 쓰러졌고, 결국 119를 부르기로 한 뒤 관계자를 제외한 법정 내 모든 인원을 퇴정 조치했다. 쓰러진 뒤에도 미동이 없던 정 교수는 의식을 잃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 전 장관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정 교수가) 원래 지병이 있는 데다 지난주 친동생의 증인신문, 이번 주 모자의 증인신문 등이 연달아 있어 심신이 피폐해졌다”며 “이번에는 입원한 병원을 찾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작년 하반기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정 교수는 심신이 쇠약해져 중간중간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며 “그랬더니 기자들이 그 병원을 찾아가 병원 관계자들에게 병명이 뭐냐, 진짜 아프냐 등을 물으며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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