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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스포츠라이프
방역망 공백 현실화 되나...독감 백신 재생산해도 내년 2~3월에나 공급

[트윈데믹 방역망 휘청]

당국 “품질 확인·물량 확보되면 순차적 접종 재개” 불구

독감백신 수급 상황 따라 차질 불가피...재확산 대응 비상

“코로나·독감 유행 동시차단” 겨울철 방역에 타격 우려

독감 백신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정부가 독감 예방접종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22일 서울 시내 한 병원의 예방 접종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승현기자




정부는 일단 접종이 보류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500만명분에 대해 약 2주간 품질검사를 실시한 후 순차적으로 공급을 재개할 계획이다. 방역당국은 검사가 진행 중이라도 안전성이 검증된 물량은 즉시 공급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상온 노출로 인해 백신에서 안전성에 문제가 발견되면 올해 독감 접종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 동시 유행 차단에 주력해오던 정부의 방역대응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은 22일 독감 백신 접종 일정이 전면 중단된 데 대해 “약 2주간의 품질검사 실시 후 안전성에 문제없음이 확인되면 만 13~18세에 대한 접종을 재개하겠다”면서 “이후 품질 확인 및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13~18세 접종을 시작으로 다음달 중학생·초등학생 등에 대한 집중접종 계획을 세웠지만 독감 백신 수급 상황에 따라 통째로 흔들릴 수도 있다. 다만 정부는 다음달 13일부터 시작하기로 한 62세 이상 고령층 예방접종은 최대한 일정에 차질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비록 공급 과정에 문제가 생겼지만 올해 독감 백신 사업 시작일을 전년에 비해 한 달가량 앞당겨 시작한 만큼 큰 무리는 없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역시 문제가 된 독감 백신에 대해 “어느 정도 문제가 있는지 판단한 뒤에 (폐기 여부를)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500만명분 중 문제가 있는 백신은 폐기하되 안전성이 입증된 백신은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는 것으로 조사 결과에 따라 대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방역당국의 기대와 달리 상온에 노출된 독감 백신의 오염도가 심각할 경우다. 만약 백신에 심각한 문제가 발견돼 많은 양을 폐기해야 할 경우 당장 재생산에 돌입한다고 해도 내년 2~3월에나 공급이 가능하다. 상온에 노출됐던 백신들 중 어느 정도 물량이 폐기되느냐에 따라 트윈데믹 방역 시스템이 큰 영향을 받게 된 상황이다.

당장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인 11월이 다가오고 있어 시간은 많지 않다. 지난해의 경우 11월 중순께에 인플루엔자 주의보가 내려졌던 만큼 올해도 그즈음부터 유행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또 예방접종을 하고 면역이 생기는 데는 2주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11월 초까지는 접종을 하는 게 좋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인플루엔자는 코로나19와 같이 사실상 처음 유행의 시작은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경로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지난 상반기 중에 남반구의 주요 국가들에서 인플루엔자 유행이 매우 낮았던 점을 고려한다면 북반구에서도 마찬가지로 인플루엔자 유행이 거리두기라든지 여러 가지 노력 덕분에 예년보다 높지는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일부터 시작된 2회 접종 어린이 대상자에게 공급된 백신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문제기에 대해 정부는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 청장은 “8일부터 9세 미만 아이들 중에 두 번 접종을 해야 되는 대상자가 먼저 예방 접종을 시작했다”면서 “현재까지 11만8,000명 정도가 예방접종을 시행 받았지만 아직까지 이상 반응이 있다고 신고된 건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무료 접종에 대한 신뢰성 의문이 제기되면서 유료 접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유료 백신 예방접종은 중단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고 있다. 유료 접종의 경우 민간 의료기관이 개별로 구매해 공급받은 백신으로 이번에 문제가 된 백신과는 다른 경로로 공급된 물량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공급하기로 한 3,000만명분 중에서 500만명 분량이 폐기되면 2,500만명 분량밖에 남지 않게 된다”면서 “물량이 부족한데다 무료 접종에 대한 신뢰도 추락하면서 3만~5만원에 달하는 유료 백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성급하게 진행된 독감백신 입찰...경험없는 기업에 유통 맡겨 사고

[트윈데믹 방역망 휘청-문제 일으킨 신성약품]

올 처음으로 백신조달사업 참여

담합문제로 2순위 업체에 기회

업계 “입찰 늦어져 준비 못한듯”

정부, 약사법 위반 여부 등 조사



500만명분의 독감 백신 유통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킨 신성약품은 올해 처음으로 정부와 백신 조달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막기 위해 독감 무료 접종 물량을 대폭 늘린 올해 같은 상황에서 전국 독감 백신 유통에 경험이 없는 기업이 중책을 맡으면서 ‘사고’가 난 것이다.



22일 보건당국과 백신 업계에 따르면 신성약품은 주로 종합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하던 업체로 올해 처음으로 국가예방접종 백신 조달 사업에 참여했다. 국가예방접종사업은 조달청이 백신 공급 공고를 내면 도매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해 낙찰한 뒤 각 제조사에 필요한 만큼의 백신을 주문, 수령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낙찰된 도매업체는 지역별 하청업체에 백신을 분배해 보건소 등 의료기관으로 배송한다.

이번 문제는 신성약품이 지역별 하청업체의 냉장차에 백신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백신은 2~8도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지 않으면 품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업체의 일부 배송기사는 백신을 분배하면서 냉장차의 문을 한참 열어뒀고, 박스를 상온에 올려놓는 등 기본적 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국가예방접종 백신 조달 사업에서 전국적 배송 경험이 부족한 신성약품이 첫 계약을 따낸 것은 이른바 ‘백신 담합’으로 기존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년간 백신 조달 사업에 참여한 업체는 우인메디텍(2018년), 정동코퍼레이션(2019년) 등이지만 우인메디텍 등은 ‘국가의약품 조달사업 입찰 담합’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은 데 대해 부담을 느낀 외국계 제조사가 공급확약서를 써주지 않아 올해 입찰에 참여하지 못했다. 검찰은 국가예방접종사업 백신 조달 사업 과정을 둘러싸고 각 도매업체들이 제약사의 요청을 받아 입찰 가격을 일정 가격 이상으로 담합한 것으로 보고 기소했으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당초 2순위 업체 중 한 곳인 신성약품이 최종 사업자로 결정된 이유다. 독감 백신 업체의 한 관계자는 “냉장 온도 관리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한 것은 입찰이 여러 번 유찰되면서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신성약품을 대상으로 정확한 조사를 통해 약사법 위반 여부를 살필 방침이다. 약사법 47조에 따르면 의약품 공급자는 의약품 등의 안전 및 품질 관련 유통관리에 책임이 따른다. 이를 위반할 시에는 1년 이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 질 수 있다. 문은희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의약품품질관리과 과장은 “의약품 도매업체가 준수해야 할 사안 중에는 의약품이 허가된 온도를 유지하도록 보관하고 운송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서지혜·우영탁 기자 wise@sedaily.com

부모들 당혹·불안...“차라리 유료 백신 맞히겠다”

[트윈데믹 방역망 휘청]

“연차까지 냈는데 중단돼 당황”

“먼저 접종한 백신은 괜찮나”

육아 커뮤니티에 글 쏟아져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22일 오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브리핑을 통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 일시 중단에 대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일을 하루 앞두고 접종 일정이 중단되면서 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서 이뤄지는 독감 백신 접종이어서 더욱 예민한 반응이다.

22일 복수의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에는 백신 접종 중단이 발표되자 당혹감을 드러내는 글들이 올라왔다.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한 육아 커뮤니티 이용자는 “오늘 아홉 살 아이 예방 접종을 하려고 회사에 연차까지 낸 상태인데 당황스럽다”며 “갑자기 중단된데다 추후 일정을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경기 일산시에서 2·3세 남아를 키우는 전업주부 김모(31)씨는 “국가에서 하는 무료 백신이니까 믿고 맡기는 건데 문제가 생겼다니 걱정이 앞선다”며 “우리 아이들 나이를 대상으로 한 백신에는 문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없을지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유통 절차상 문제가 된 백신은 13~18세 미만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부모들은 혹여 앞서 접종한 백신에도 유통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분위기다. 지난 8일부터 질병관리청은 독감 백신 2회 접종 대상자인 생후 6개월∼만 9세 미만 아동의 무료 접종을 실시해왔다.

접종 일정이 갑자기 변경되자 일선 병원에는 예방 접종을 문의하는 부모들의 전화가 밀려들었다. 서울 관악구의 한 병원 관계자는 “아침부터 많은 손님들이 문의전화를 걸어왔다”며 “접종이 언제부터 가능한지를 묻는데 병원 측에서도 일정을 안내할 수 없어 난감했다”고 전했다.

무료 예방 접종이 언제 재개될지 몰라 일부 부모들은 불안한 마음에 “유료로라도 맞히겠다”는 입장이다. 독감 무료 예방 접종은 이날부터 약 2주간 중단될 예정이지만 돈을 내는 유료 예방 접종은 그대로 진행된다. 경기 안양시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40)씨는 “아이 친구 부모들과 유료 예방 접종을 공동구매했다”면서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미리 접종해야 마음이 놓일 것 같다”고 말했다./허진·김태영·심기문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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