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환(사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결국 29일자로 해임통보를 받았다.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가 지난 24일 해임 건의안을 의결한 후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기까지 불과 4일 밖에 안 걸렸다. 구 사장이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공항공사는 29일 국토교통부가 28일 오후 8시쯤 전자문서를 통해 구 사장에게 해임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작년 4월 취임한 구 사장은 임기 3년 중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1년 5개월 만에 사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현 정부가 임명한 공무원 출신 공공기관 CEO를 전격 해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인천공항공사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태풍위기 부실대응’과 올 초 ‘인사 운영 공정성 훼손’ 등 2가지 이유로 이달 초 구 사장에 대한 해임을 건의했다. 구 사장은 국토부 내부 감사과정과 지난 24일 열린 공운위에서 해임사유가 안된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구 사장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해임을 강행할 경우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어 양측의 대립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구 사장은 당시 “해임 결정이 나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해임 무효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자신의 사택을 압수수색 영장 없이 뒤진 국토부 감사관과 이를 지시한 고위 관계자를 대상으로 주거침입, 직권 남용 혐의 등으로 형사 고발을 준비하겠다고도 했다.
특히 다음달 국정감사 장에 구 사장이 다수 상임위원회에서 증인으로 채택돼 어떤 발언을 할지 주목된다. 구 사장의 실질적 해임 사유로 ‘인국공 사태’가 거론되고 있는데 국감 자리에서 폭탄 발언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국공 사태는 올 6월 인천공항공사가 보안검색직원을 직접 고용한다고 밝히면서 취업 준비생들의 반발을 촉발한 사건이다.
그는 앞서 “다음달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인데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증인들이 국회의원들의 신문을 받는 과정에서 (인국공 사태 관련) 어떠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을까 한다”며 “국감장에서는 허위진술을 하면 안되니 아는 그대로 이야기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공항공사는 신임 사장이 임명될 때 까지 당분간 임남수 부사장의 사장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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