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가 만든 인공지능(AI) 정수장이 잇따라 국제적으로 품질 인증을 받으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 확대로 물관리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만큼 수자원공사는 AI 기반 초격차 정수장 수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1일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AI 정수장은 최근 물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글로벌 인프라 품질 인증(BDN)을 획득했다.
AI 정수장은 수자원공사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함께 2020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이다. 정수 과정 전반을 AI가 통합 관리해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줄이고 깨끗한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예를 들어 정수장에 물이 들어오면 AI가 수질을 분석해 침전물 배출량과 약품 투입량을 알아서 계산하며 배수지 수위와 펌프 가동 시간 등을 고려해 가장 효율적으로 물을 보낸다. OECD는 △지속 가능성 △경제성 △환경·사회적 책임 등을 높이 평가해 BDN을 부여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경기도 화성 정수장 등 43개 광역 정수장에 이 기술이 적용됐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AI 정수장 도입으로 전력비, 약품비, 정비비, 산업재해 예방 등에서 연간 총 92억 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했다”며 “또 24시간 안정적으로 정수장 자율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화성 정수장은 세계경제포럼(WEF)에서 4차 산업 핵심 기술을 선도한 성과를 인정받아 ‘글로벌 등대상’을 받기도 했다.
수자원공사는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해외시장 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신수도 누산타라에 탄소 중립 정수장을 구축하는 사업에 AI 정수 기술을 수출했으며 올 9월에는 베트남 호찌민 정수장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현장 진단을 실시했다. 이 밖에 말레이시아 공기업 소유 정수장, 캐나다 몬트리올주 정수장에 AI 관리 기술을 수출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국내에서는 기후부와 함께 전국 444개 지방 정수장 모두에 AI 정수장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또 현재는 평시에만 AI 기술을 적용하는 ‘초기 자율 운영(레벨1)’ 체계로 운영되는데 2030년에는 평시부터 위기 상황까지 AI로 관리되는 ‘완전 자율 운영(레벨3)’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수자원공사 측은 “자체 개발한 AI 물관리 시스템을 2027년까지 국제표준화하는 작업도 국제표준화기구(ISO)와 협의하고 있다”며 “한국이 주도하는 AI 정수장 기술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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