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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증거 부실해도 소송 남발...변호사비 147억 혈세로

[장기간 조사에도 과징금 소송 줄줄이 패소]

대우조선 상대 과징금訴 패소 등

작년에만 2,169억 기업에 반환

"평균9개월·최장 수년 소요되는

장기조사 관행 개혁해야" 지적

최근 5년간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으로부터 거둬들인 과징금의 37%를 행정소송 패소로 다시 기업에 돌려줬다. 지난해에만 소송 패소로 총 2,169억원을 토해냈으며, 기업에 지급한 이자만도 188억원이다. 증거가 미흡한 상황에서 공정위가 소송을 남발하며 과도한 과징금 처분을 내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공정위의 기업 조사 및 소송 기간도 계속해 길어지고 있다. 기업들로서는 조사 및 소송에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업 경영 활동에 상당 부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장기 조사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무혐의로 결론 날 경우 기업이 받는 피해는 막대하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평균 48일이었던 공정위 직권조사 기간은 2017년 83일, 2018년 81일, 2019년 106일, 2020년 6월 기준 111일로 계속해 길어지고 있다. 신고조사 기간도 2016년 183일에서 2017년 218일, 2018년 228일, 2019년 234일, 2020년 6월 기준 274일이 소요됐다. 반면 국세청의 경우 법인조사에 2016년 38일, 2017년 39일, 2018년 40일, 2019년 43일이 소요됐다. 법령상 국세청 기본조사 기간이 30일인 데 반해 공정위는 기본 6개월로 부여된 조사 기간 자체가 길고, 이마저도 공정위는 공정위 사무처장 허가 등을 받아 사실상 공정위가 조사 기간을 수년간 늘릴 수 있다.





늘어지는 소송 기간도 문제다. 기업들이 장기간 소송 리스크를 떠안아야 되는 셈이다. 공정위로부터 제출 받은 2013~2019년 소송 소요 시일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는 하도급법 위반으로 대우조선해양에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1,434일의 소송 끝에 패소했다. 공정위는 과거 대림산업과도 소송을 진행했다 패소했는데 소송이 끝나는 데까지 총 1,053일이 걸렸다. 시장 지배적 지위남용 행위로 과징금이 부과됐던 CGV 소송에는 776일이 걸렸는데 이때도 공정위가 패소했다. 미흡한 증거도 문제다.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거래상 지위남용 제재에 대한 소송에서 서울고법은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협의매출을 통해 거래 상대방인 대리점에 부품을 구입하도록 부당하게 강제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공정위의 처분을 취소했다. 공정위가 접수 후 조사 기간을 연장하며 5년 가까이 조사를 벌였음에도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채 과징금을 부과하며 무리한 소송으로 이어진 것이다.

소송 남발에 거액의 변호사 수임료도 혈세로 지급되고 있다. 기업들의 과징금 처분 불복 소송이 빗발치며 공정위가 소송을 직접 수행하는 대신 로펌 등 외부 변호인에게 거액의 비용을 지급하며 과징금 환급 소송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직접 소송 비중은 평균 17.4%에 불과하고 나머지 소송은 소송 대리인 선임으로 처리해왔다. 실제로 공정위가 지난 5년간 로펌 등에 지급한 변호사비는 147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지점에서 윤 의원은 공정위의 조사권이 불공정 환부에 제한적으로만 집행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또 공정위 기본조사 기간을 단축 시키고, 연장 조사를 위한 요건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 의원은 “조사 기간만 평균 9개월, 최장 수년이 소요되는 공정위의 장기 조사 관행은 반드시 개혁돼야 한다”며 “국세청과 같이 기본조사 기간을 1개월 이내로 못 박고 연장 조사를 위해서도 공정위 소위원회 의결을 받도록 하는 등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외부 소송 위탁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과 관련해서도 “검찰이 재판에 가면 로펌 변호사를 모셔 와 공판을 하는 격”이라며 “공정위 결정의 품질을 높여 승소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직원들의 소송 대응 능력을 향상시켜 로펌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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