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엔터테인먼트 기관투자가 배정 물량의 약 78%가 당분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유를 확약했다. 확약은 SK바이오팜(53%)은 물론 카카오게임즈(73%)보다 높다. 빅히트의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이 전체 주식 수의 20% 수준으로 추산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뒤 상한가)’ 가능성도 높아졌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빅히트는 전체 공모주식 수 713만주 중 438만2,309주를 기관투자가에 배정했다.
기관 배정 주식 중 335만6,158주(78.37%)가 의무보유 확약을 제시했다. 수요예측 당시 국내외 기관들이 써낸 의무보유 확약 비율 43.85%보다 월등히 높다. 확약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은 국내 기관에 주식을 많이 배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은 기관 물량의 45%가량을 해외기관에 배정한 반면 빅히트는 비중을 약 35%로 낮췄다. 통상 외국 기관보다 연기금·공제회 등 국내 기관들이 확약을 제시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국내 기관에 주식을 많이 배정할수록 확약 비율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해외 기관이 이례적으로 의무보유를 확약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확약물량도 많지만 기간 역시 길다. 기관들은 최소 15일부터 6개월까지 의무보유 기간을 제시한다. 빅히트는 확약기간으로 6개월을 제시한 기관 주식 수가 106만3,100주(24.83%), 3개월 확약이 76만5,179주(17.87%)에 달했다. 반면 카카오게임즈의 6개월 확약 물량은 106만2,670주(9.42%), 3개월 확약은 258만1,680주(22.89%)였다.
확약 주식 수가 늘면서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빅히트의 공모 후 주식 수는 3,384만6,192주인데 상장 직후 유통 가능 주식 수는 670만726주(19.79%)다. 한 IPO 관계자는 “유통 가능 물량이 20% 수준이면 사실상 품절주”라며 “의무보유를 약속한 기관이 시장 예상보다 많은데 상장 후 주가 흐름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의무보유 해제물량이 430만주나 됐던 카카오게임즈는 장 초반 급락한 뒤 전 거래일보다 7.36% 떨어진 4만9,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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