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주말 열린 온라인 콘서트 ‘Map Of The Soul ON:E’에서 100만명 가까운 접속자를 기록하며 또 하나의 대기록을 썼다. 이들은 지난 6월 열었던 첫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보다 업그레이드된 볼거리와 다양하고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며 전 세계 팬들을 열광시켰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0·11일 서울 KSPO DOME(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Map Of The Soul ON:E’을 전 세계 191개 지역·국가에서 99만3,000명이 온라인으로 시청했다고 12일 밝혔다. 총 107개 지역에서 75만6,600여명이 시청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본 라이브 스트리밍’ 기네스북에 올랐던 6월 ‘방방콘’의 기록을 큰 폭으로 다시 뛰어넘었다.
매출 역시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공연의 티켓 가격은 최저가가 4만9,500원이고 유료 팬클럽 회원에게만 제공하는 고화질 관람권은 5만9,500원, 온라인 전시까지 패키지로 묶은 티켓은 최고 7만1,000원에 달했다. 최저가격을 접속자 수로 곱하기만 해도 매출이 약 491억원에 이르는데, 다양한 패키지 가격을 고려하면 5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2만9,000원~3만9,000원 선이었던 6월 공연 티켓 가격의 2배에 육박한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지난 10·11일 이틀간 각각 약 2시간30분간 23곡을 열창했다. 지난해와 올해 낸 ‘MAP OF THE SOUL’ 시리즈 앨범 수록곡을 중심으로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빛나는 ‘다이너마이트’ 등 다양한 곡을 불렀다.
이들은 그간의 공연에 대한 갈증을 풀겠다는 듯 6월 방방콘보다 8배가량 많은 제작비를 투자해 증강현실(AR)·확장현실(XR) 등 첨단 기술을 동원해 볼거리를 선사했다. 멤버들은 KSPO DOME 전체를 활용해 꾸민 4개의 대형 무대를 누비고 다녔고, 6개의 서로 다른 앵글을 실시간으로 선택해 감상할 수 있는 ‘멀티뷰 라이브 스트리밍’도 선보였다. 일본에서는 극장에서 라이브 뷰잉을 진행하기도 했다. 리더인 RM은 “작년 월드투어를 마칠 무렵부터 공연을 준비했다”며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진행할 수 없어 아쉬웠는데, 이렇게 온택트 에디션으로 보여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공연의 볼거리 수준은 AR·XR 등 기술을 활용해 끌어올렸다. 인트로의 성벽을 비롯해 ‘Persona’에서 나타난 거대한 RM의 모습, 마지막 앵콜곡인 ‘We are Bulletproof : the Eternal’에서 팬들의 모습이 담긴 큐브 등은 모두 AR로 구현했다. ‘DNA’와 ‘쩔어’의 우주와 엘리베이터, ‘No More Dream’의 총알의 형체는 XR의 몫이었다. 또한 이번 공연에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팬들의 목소리와 얼굴을 볼 수 있도록 ‘아미 온 에어’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소속사 측은 밝혔다. 대형 LED 스크린 화면에 팬들의 얼굴이 보이고, ‘떼창’과 응원 소리가 무대에 들리면서 한 공간에 있는 듯한 효과를 냈다.
방탄소년단은 공연을 마치며 “수만 가지 감정이 교차하는 공연이었다. 저희의 첫 행진은 7명의 소년들이 모여 작은 꿈에서부터 시작했다”며 “서로 다른 언어로, 서로 다른 이야기를 노래하면서 영원히 함께 행진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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