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만큼은 설령 다른 나라가 먼저 개발에 성공하고 우리가 수입할 수 있게 된다 하더라도 끝까지 자체 개발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정부는 끝까지 확실히 성공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코로나 장기전을 반전시키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만큼 개발 지원에 대한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시 소재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현장 간담회’에서 백신·치료제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개발 경험의 축적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신종플루 때 경험했던 것처럼 공급가격 인하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태원 SK 회장과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참석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셀트리온그룹의 서정진 회장도 자리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생산 현장을 찾은 것은 지난 4월 파스퇴르 연구소 이후 두 번째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의 시간표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해외 백신 확보에도 총력전을 펼쳐 코백스(COVAX)를 통한 국제 공동 구매와 함께 글로벌 백신 선두 기업들과 협의를 진행해왔다”며 “그 결과 개발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치료제는 올해 안에 본격적인 생산을, 백신은 내년까지 개발 완료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 국민의 60%에 달하는 총 3,000만 명 분량의 백신을 우선 확보하기 위한 계획도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백신·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국내 기업의 성과를 짚었다. 백신 개발 현장을 시찰한 문 대통령은 “우리 기술력에 새로운 감회와 자신감이 생긴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과도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전하고 효능이 우수한 합성 항원 백신을 개발하고 있고 이번 달부터 임상시험에 착수하게 된다”며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개발비를 지원받을 만큼 국제사회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7일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임상1상 시험 승인을 신청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 글로벌 백신 회사의 백신을 위탁생산해 생산 물량 중 일부를 국내로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생산 물량의 일부를 우리 국민에게 우선 공급할 수 있게 된다면 백신의 안정적 확보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셀트리온의 치료제 개발 현황에 대해서는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며 임상 마지막 단계인 2상과 3상을 동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신·치료제 개발의 속도전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백신과 치료제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안정성이 확실히 담보되어야 한다”며 “안전하고 효능이 우수한 제품 개발을 목표로 끝까지 매진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한 “코로나 이후에 다시 찾아올 감염병에 대비해 우리의 치료제와 백신 개발 역량을 더 높여나가야 한다”고 독려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코로나 백신 항원을 생산하는 세포배양실에서 현미경을 사용해 배양된 세포를 직접 관찰하기도 했다. 세포 분석 자료를 살핀 문 대통령은 “중간에 색깔이 다른 이유가 뭐죠?”라고 물으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이건세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팀장은 “죽은 것과 살아있는 것에 차이가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자체 개발하는 것과 게이츠재단과 공동개발하는 것이랑 진행 속도가 같으냐?”는 질문도 던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위탁생산 외에도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함께 별도의 백신 공동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팀장과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자체 과제가 빠르다. 먼저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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