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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살릴 회장이 쏜 화살에…감찰 카드 꺼낸 秋 [서초동 야단법석]

김봉현 전 회장 폭로 내용이 감찰 대상

감찰 결과서 의혹 사실로 밝혀질 경우

신뢰 추락 물론 특수통 학살 가능성도

증언 엇갈려 진실게임 흐름 갈 수 있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에서 진행된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사태’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폭로가 법무부 감찰로 이어지면서 검찰 안팎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앞서 16일 현직 검사 접대·짜맞추기식 수사 등 의혹의 도화선이 된 ‘옥중 입장문’을 공개했다. 내용만 보면 검찰이 그간 드러낸 어두운 이면을 한 데 모아둔 듯한 ‘비리 종합세트’였다. 김 전 회장이 쏜 ‘폭로의 화살’이 법무부의 대대적 감찰이라는 과녁에 정확히 명중하면서 검찰이 또다시 폭풍전야에 휩싸인 모양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김 전 회장의 폭로에서 의혹에 대해 “충격적”이라며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안이므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의혹이 제기된 지 24시간도 되지 않아 대대적 감찰이라는 카드를 뽑아낸 것이다. 법무부가 감찰 대상으로 꼽은 건 △전관 변호사를 통한 현직 검사 접대·금품수수 △검찰 로비 관련 수사 은폐 △짜맞추기식·회유 수사 의혹 등. 모두 김 전 회장이 옥중 입장문에서 언급한 내용이었다.

1조6천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4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해 7월 전관 출신 A 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그는 “회식 참석 당시 추후 라임 수사팀에 합류할 검사들이라고 소개를 받았는데, 실제 1명은 수사팀에 참가했다”며 “올해 5월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검에 도착해보니, 접대 자리에 있던 검사가 수사 책임자였다”고 적었다. 아울러 전관 변호사를 통해 특정 정치인이 사건에 관련이 있다는 진술을 하라는 협박도 했다고 언급했다. 강기정 전 청와대 수석 등 여당 정치인들을 잡아주면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으나 협조하지 않으면 중형도 구형하겠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 이름도 거론했다. “검사가 진술 대부분을 작성해 책임자에게 인터넷으로 공유하면 수사 책임자가 내용을 수정한 뒤 본인에게 인정시키는 식으로 수사가 시작됐다”며 짜맞추기식 수사 의혹도 제기했다. “당초 2명의 민주당 의원은 소액이라서 수사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윤 총장의 ‘진짜 민주주의’ 발표 후 당일부터 수사 방향이 급선회했다”며 “라임 펀드 청탁 건으로 우리은행 행장 로비와 관련해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 등에게 수억원을 지급했다. (검찰) 면담 조사에서 이를 예기했음에도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오직 여당 유력 정치인들만 수사가 진행했다”고 적었다. 윤 총장이 지난 8월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강조한 뒤 수사 방향이 바뀌면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소환 조사하고 비례대표인 이모 의원에게도 소환조사 방침을 통보했다는 얘기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김 전 회장 폭로가 나오자마자 돌입하는 법무부 감찰이 검찰 안팎에 쓰나미급 후폭풍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여당 표적·야당 봐주기·짜맞추기식 수사는 물론 현직 검사 접대 등 폭로가 이어지면서 의혹의 한가운데에 섰다. 옥중 입장문에 윤 총장이 거론됐고, 금융투자 부문 범죄 행위를 수사했던 검사들이 대거 감찰 대상으로 오를 수 있는 만큼 감찰이 앞선 검찰 인사에 이은 ‘특수통 학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게다가 각종 의혹이 감찰에서 사실로 밝혀질 때에 검찰은 그나마 있는 신뢰조차 무너질 수 있다. 또 개혁이라는 수술대에 다시 올라야 한다는 비판에 휩싸일 수 있다. 각종 의혹 제기에 서울남부지검이 ‘검사 출신 야당 정치인의 우리은행 로비 의혹은 현재 수사 중이다. 확인된 바 없는 사실로 신속하게 파악해 필요한 조치를 위할 예정’이라고 밝힌 점도 법무부 감찰을 의식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부 의혹을 두고 증언이 엇갈리고 있는 부분은 감찰·국정감사에서 ‘진실 게임’이 이뤄질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전 회장이 현직 검사를 접대했다는 술자리에 동석했다고 추정되는 A 변호사는 앞서 서울경제와 통화에서 “술자리를 한 사람들은 현직 검사가 아니라 검사 출신 변호사들이었다”며 “그 자리에 있던 인물이 향후 라임 수사팀에 갔다는 얘기는 소설”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법조계 일각에서는 김 전 회장의 폭로가 이른바 ‘보이지 않은 손’이 짜놓은 시나리오에 따른 듯 보인다는 반응도 나온다. 대검 국정감사가 엿새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돌연 김 전 회장의 폭로가 나왔고, 기다렸다는 듯 추 장관의 감찰 지시가 내려졌다는 이유에서다. 폭로·감찰·국감이 연이어 줄을 잇는 흐름이 오히려 인위적으로 만든 것 같다는 것이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감은 추 장관 아들 휴가 특혜 의혹·옵티머스 사태 등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이어졌으나 앞으로는 다를 수 있다”며 “

그만큼 절묘한 타이밍에 쏟아진 폭로라 평가하는 의견도 여럿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회장이 수면 위로 끌어올린 의혹들이 국감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면서 야당은 물론 검찰까지 여당 측 파상 공세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검을 대상으로 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은 오는 22일로, 서울중앙지검 등은 19일에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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