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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20대 연체액 브레이크 없는 증가세

[채무조정 대상 개인으로 확대]

취업 한파에 '빚투' 광풍 영향

3월 이후 대출·연체 증가세 지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20대 청년층의 대출액과 연체액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연령대에서도 초저금리와 ‘영끌’ ‘빚투’ 수요, 코로나19에 따른 실직·생활고 등으로 대출이 꾸준히 늘었지만 이를 제때 갚지 못해 발생한 연체금액까지 줄곧 늘어난 경우는 없었다. 코로나19발(發) 일자리 한파가 20대에 집중되면서 자금난에 빠지자 상환능력을 넘어서까지 돈을 빌리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다음달부터 청년층을 집중 지원하는 채무조정 특례를 강화하고 나선 점 역시 이 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저금리로 빚에 대한 심리적 문턱이 갈수록 낮아지는 상황에서 정부 정책이 이처럼 채무조정 지원에만 집중되는 데 대해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나라살림연구소가 신용정보업체 코리아크레딧뷰로(KCB)가 보유한 20대 이상 4,744만명의 대출·연체 현황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1인당 대출 연체액은 174만8,000원으로 지난달보다 1.46% 증가했다. 특히 20대는 9월보다 2.68% 늘어 9월 일시적으로 연체가 급증한 60대를 제외하면 모든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연체액이 늘었다. 20대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올 3월 이후 지난달까지 계속 연체액이 늘었다. 이 역시 모든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20대에서만 나타난 현상이다.

총대출과 신용대출도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20대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특히 신용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통상 젊은 층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고 모아놓은 자산도 부족해 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에 기댈 수밖에 없다. 3월 이후 지난달까지 매달 20대의 대출·신용대출 증가율은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고 특히 9월에는 신용대출 증가율이 7.22%까지 치솟아 평균(2.72%)의 3배에 달했다. 반면 마찬가지로 꾸준히 대출을 늘리고 있는 30·40대의 경우 8~9월 연속 연체액이 줄었다.



20대의 대출·연체 동반 상승 뒤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취업 한파뿐 아니라 ‘빚투’ 열풍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이왕재 나라살림연구소 부소장은 “코로나 초기에는 채용 위축과 아르바이트 해고 등의 여파로 생계비 목적의 대출이 많다고 봤지만 갈수록 20대의 신용대출 증가율이 커지고 연체도 늘어나고 있는 데는 이것만으로 설명이 어렵다”며 “‘영끌’ ‘빚투’와 맞물려 청년층이 스스로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대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신용도와 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20대는 2금융권에서 돈을 빌렸을 가능성이 더 높아 금리·연체 부담도 더 크다.

금융위원회가 다음달부터 채무조정 대상자를 코로나19 피해자에서 일시적으로 소득이 감소한 개인 채무자로 대폭 확대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특히 만 34세 미만 미취업 청년층은 최장 5년까지 대출 원금의 상환을 미룰 수 있게 하고 유예기간 이자까지 면제했다. 코로나19로 청년층의 취업 기회가 준데다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과도한 채무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사회 진출이 늦은 청년층이 채무상환 부담 없이 취업 준비 등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채무조정 이용자의 금융거래 불편도 해소한다. 개인이 채무조정을 신청한 경우 제대로 상환 중인 다른 채무에 대해서까지 금융사가 만기 연장을 거절하거나 만기 전 회수하지 못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또 채무조정이 확정된 채무자가 신청하면 예금 합계액이 185만원 이하인 경우 금융사가 압류를 해제해야 한다. 금융위는 스스로 빚을 책임지려다가 장기연체의 늪에 빠지는 사람들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강조하지만 반대로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사람들에게 선의의 피해를 주고 도덕적 해이를 심화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 정책이 빚 탕감이나 상환 유예 등으로 일방적으로 치우쳐 ‘돈을 빌리면 갚아야 한다’는 금융업의 기본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빈난새·김지영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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