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최근 입사시험 문제를 두고 2차가해 논란을 빚은 것과 관련, 대주주이면서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측이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문제가 ‘사상검증’ 의도를 띤다는 지적엔 반발했다.
김상균 방문진 이사장은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책임이 일부 있음을 자인하겠다. 유감을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허 의원이 “사상검증을 통한 채용의 편파성까지 더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김 이사장은 “사상검증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논란 후 재시험을 치르면서 수험생들에게 교통비를 1인당 10만원씩 지급한 데 대해서도 “돈으로 입막음한다는 것은 다소 억울하다. 잘못이 있다고 인정하고 시험을 다시 치르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라고 반박했다.
MBC는 지난달 13일 신입 취재기자 공채 필기시험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문제 제기자를 피해자로 칭해야 하는가, 피해호소자로 칭해야 하는가(제3의 호칭도 상관없음)’라는 취지의 문제를 냈다. 이 때문에 응시자들과 정치권으로부터 2차 가해를 벌였다는 비판이 빗발쳤고, 결국 시험 다음날 사과문을 낸 뒤 재시험을 공고했다.
한편 김 이사장은 국감 업무보고를 통해 MBC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다각적 비용 절감으로 적자 규모를 줄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MBC가 전년도부터 생존 경영체제를 표방하고 인건비 절약을 위한 노사 합의를 하는 등 다각적 비용 절감을 시행하고 있어 9월까지 적자 규모가 대폭 감소했다. 흑자 전환을 위한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MBC는 올해 8월까지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86억원 감소한 4,123억원을 나타냈지만 영업비용이 4,17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00억원 줄면서 영업이익을 개선했다. 드라마 제작 축소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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