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수지의 다채로운 감정의 변주가 현실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18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스타트업’ 2회에서는 아비규환의 카페에서 경력 만렙의 능력을 발휘해 최고 매출을 찍었지만, 정규직 전환 대신 사표를 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서달미(수지)의 모습이 그려졌다. 심지어 힘들게 도산(남주혁)을 찾아내 오매불망 만나는 순간을 기다렸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고, 무엇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고난의 연속에 빠진 달미의 이야기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극 말미 그토록 찾아 헤맸던 첫사랑과 만나는 모습은 안방극장을 심쿵 하게 만들었다.
지루할 틈 없는 수지의 다채로운 모습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한 회였다. 호의를 보이는 이성에게는 매 순간 도산과 비교하며 단호하게 거절하고, 매출 신기록을 위해서는 야망 가득한 눈빛을 장착하는 등 수지의 다양한 표정은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무엇보다 수지는 기대와는 달리 정규직 전환이 무산된 와중에도, 애써 괜찮은 척 받아들여야 하는 달미의 모습을 리얼하게 표현해 내 보는 이들에게 먹먹함을 안겼다. 때로는 뻔뻔함과 능청스러움으로 웃음을, 높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자꾸만 무너져 내리는 애달픈 청춘의 현실을, 첫사랑을 떠올리면 얼굴 가득 피어오르는 미소까지 수지의 변화무쌍한 표정들은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수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이야기 속에 풍덩 빠져든다. 어떤 상황에서도 밝고 능동적으로 사건을 마주하는 허세 가득한 달미지만, 그 속에는 누구보다 절실한 이유가 숨어 있었다. 아빠를 선택했기에 지는 것이 되고 싶지 않다는 간절함과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달미의 진심을 수지는 굳은 결의와 눈물로 표현해냈다. 이러한 수지의 섬세한 감정 변주는 오랜 시간을 인내해 가을에 만개하는 코스모스처럼 어떤 상황도 이겨내고 활짝 피워낼 달미의 계절을 응원하게 만들었다. 캐릭터 그 자체가 되어 복잡한 감정도 밀도 있게 그려내고 있는 수지는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시키고 있다.
인물의 희로애락을 표정과 대사 한 마디에도 녹여내고 있는 수지의 청춘 코딩 로맨스가 올가을 안방극장을 촉촉이 적시고 있다. 첫 방송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수지를 중심으로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풀어질지 앞으로의 이야기에 이목이 집중된다.
‘스타트업’은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 방송된다.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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