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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정치일반
[단독] "옵티머스 외형만 갖춰라" 금감원, 제재 전 수차례 조언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

김재현-양호-금감원 녹취록 전문

2017년 10월-2018년 1월 9차례

금감원 “대주주 바꾸라” 해법 제시

결국 옵티머스 경영개선조치 벗어

그 사이 공공기관 투자, 펀드 불려

금감원 “상시 감시체계 한계 있어”

강 “진상조사 의지 없어, 특검해야”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사기 계약으로 수천억 원의 투자자 손실을 초래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핵심 인사들과 총 9차례 통화하며 회사의 회생 방안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 기간은 금감원이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던 시기다. 금감원과 금융위원회가 최초 검사 이후 16개월이 지나서야 이미 미국으로 도피한 이혁진 전 대표를 징계하는 사이 금융당국의 조언을 들은 김재현 대표 등 경영진은 공공기관에서 투자를 받아 사기의 규모를 늘렸다.

야권에서는 여당 정치인은 물론 현직 장관까지 투자한 사모펀드를 사기 계약해 수천억 원을 빼돌린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를 특별검사제도를 통해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직 금감원장과 만난다. 우리도 보자” 전방위 로비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양호 전 나라은행장과 금감원 직원간의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연합뉴스


20일 서울경제신문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옵티머스자산운용 김재현 대표와 양호 전 고문의 녹취록 전문에 따르면 이들은 2017년 10월부터 금감원을 통해 회사의 회생 조언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통화기록은 총 9차례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함께 전방위 로비를 한 의혹을 받는 양 전 고문의 녹취가 먼저 나온다.

2017년 10월 양 전 고문은 한 금감원 직원에게 “00월 0일에 000 원장(전 금감원장)을 만나기로 했다”고 말하며 만남을 신청했다. 이 직원은 출장을 이유로 “11월 6일 이후 만나자”고 답한다.

닷새 후에 양 전 고문은 회사 직원에 “다음 주 금융감독원이 (옵티머스 경영진을) VIP 대우를 해준다고 차 번호를 알려줘라”고 지시한다. 11월엔 양 전 고문이 앞서 전직 금감원장과 식사 자리를 권유한 한 직원을 거론하며 금감원의 다른 팀원과 또 다른 직원에게도 “000에게 소개를 받았다”고 연락하며 회사와 관련한 조언을 받았다.

“요건만 맞춰달라” 금감원, 옵티머스 맞춤 컨설팅


지난 6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 주최로 열린 옵티머스 사모펀드 상환 불능 사태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옵티머스 경영진이 금감원과 접촉하던 시기는 회사가 경영개선명령(적기시정조치)를 받을 위기에 몰린 때와 맞물린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2017년 7월 말 내부 횡령과 부실 운영 등으로 자본금이 적기시정조치(70%) 받을 요건 밑으로 내려갈 처지였다.

금감원은 이에 같은 해 8월 옵티머스에 대한 검사를 두 차례 실시했다. 이후 옵티머스는 11월 경영정상화 계획서를 금감원에 제출했고 12월 20일 금융위원회에는 ‘적기시정조치 유예안’이 통과된다.

녹취록을 보면 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온다. 11월 금감원 직원은 김 대표에 “결론부터 말하겠다. 현 상황에서 결격사유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신청이 들어오면 (경영 등) 중단 사유가 매우 높아 보인다”고 했다. 이어 “대주주(교체)가 가장 명확하다. 이 상황을 검사국과 공유했다”고 말한다. 미국으로 도피한 이혁진 전 대표를 경영에서 제외하라는 조언이다. 그러면서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해결하면 많은 부분이 해소된다”고 말했다.

같은 날 김 대표는 양 전 고문에 연락해 “이혁진을 빼야 한다”고 말한다. 양 전 고문은 금감원이 회사 정상화 방안을 조언하자 “따로 이(헌재) 전 장관에게 부탁할 필요는 없다는 거죠?”라고 말한다. 금감원이 해법을 줬으니 추가 로비가 없어도 되느냐를 확인하는 말이다.



12월에는 금감원이 김 대표에게 “12월 20일이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인데 그전까지는 될 것 같으냐”고 재촉하고 “일부라도 받아서 외형이라고 갖추는 것은 조금 어려운 상황인가”라고도 묻는다. 또 “그렇게 하면, 일부라도 들어왔다고 하면 (금융위에서) 신뢰라도 줄 수 있다”고 덧붙인다. 결국 옵티머스는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조언으로 ‘적기시정조치 유예’ 처분을 받는다.

살아난 옵티머스, 결국 사기로 5,000억원 빼돌려




문제는 강 의원실이 확보한 녹취록에 나온 시기가 금감원이 옵티머스를 검사한 기간과 맞물린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2017년 8월 2건, 2018년 4월 1건 등 총 세 차례 검사에 나섰다.

이 가운데 2017년 8월 검사에서 이혁진 전 대표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 금감원이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전 대표를 최초 제재한 시점은 11개월이 지난 2018년 7월, 금융위원회의 최종 제재는 16개월이 지난 2018년 11월이었다. 무엇보다 제재는 미국으로 도피한 이 전 대표에 그쳤다.

하지만 같은 경영진이자 사기계약을 주도한 김 대표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되레 “대주주(이 전 대표)를 바꾸면 된다”고 조언을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금감원이 세 차례 현장 검사에서 사기계약을 캐내기는커녕 경영에 대한 조언을 하는 동안 김 대표 등 경영진은 2017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전파진흥원에서 748억원 등을 투자받아 펀드 설정액을 569억원에서 1,829억원으로 세 배 이상 불렸다. 투자자는 더 몰려 5,100억 원 규모의 사기계약 폭탄이 터진 것이다.

발 뺀 금융당국 “조언 문제없어, 상시 감시 어렵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지난 7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땀을 닦고 있다./연합뉴스


금감원은 사기계약을 벌이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경영을 정상화하도록 적극적인 조언을 한 데 대해 “문제없다”는 답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은 당시에 사기계약을 하는지도 몰랐고, 자본금만 채우면 살아날 수 있는 회사는 당연히 살아날 방법을 알려줘야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서울경제가 입수한 2018년 7월 제재심의위원회 의사록에는 금감원 검사국이 나서 “감독당국의 제재를 받으면 (신규 자금 유치에) 일정부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 사실도 나왔다. 금융사기를 감독할 당국이 금융 사기를 꾸미던 옵티머스자산운용을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까지 한 셈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서울경제DB


5,000억 원이 넘게 증발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자체 진상조사도 하지 않을 방침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13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심이 되는 정황 증거는 있지만 녹취록에 나와 있는 것만으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며 “사모펀드라 상시감시체제가 작동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사기를 감독해야 할 금감원이 투자자금 5,000억 원 이상이 증발한 사태를 남 일처럼 대하고 있고 진상을 조사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며 “특검을 통해 사태를 낱낱이 파헤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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