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로 정치인들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야당답지 못하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변화해서 새 기회를 만들자”며 협조를 당부했지만 고언이 계속되자 고개를 돌리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김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상임고문단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김 위원장을 향해 “오늘 얼굴 좀 붉히고 말하겠다”며 “‘야당은 어디에 있느냐’는 제목의 신문 사설을 봤다. 야당이 야당 역할을 못한다는 것이 일반 국민들의 전반적인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여당보다 훨씬 더 열정적이어야 하고 적극적·공격적·비판적이어야 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박 전 의장은 비공개회의에서 “현재 당이 ‘사고 정당’ 상태가 아니냐. 전당대회를 언제 할 것이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대책위원회가 임시 조직이니 전당대회를 열어 대표를 뽑자는 취지의 발언으로 ‘지도부 교체’로 해석될 소지도 있다. 박 전 의장이 작심 발언을 하자 김 위원장은 창밖을 내다보는 등 시선을 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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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문희 상임고문도 더불어민주당에서 여성 국회부의장이 나온 사실을 말하며 “우리 당은 여성에 대해 아주 무시하는 작전을 쓰는지 다선이 없다”고 지적했다. 16대 국회의원과 정무2장관을 지낸 이연숙 상임고문도 “여성에 대한 정책이나 배려라는 점에서 상대 당에 비해 떨어지고 있다. 당이 여성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원로들에게 보궐선거 경선준비위 구성 등 당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원 모두 변화의 모습을 보여서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데 총력을 경주해야 한다”며 협력을 당부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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