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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금융가
"동일 서비스 - 동일 규제···핀테크 수준으로 기존 금융사 완화"

[서경 금융전략포럼]

■은성수 금융위원장 기조 강연

규제 풀되 소비자 보호가 최우선

혁신 저해하지 않으면서 제도 개선

만기연장 조치 영원히 지속 안돼

유동성 안정적인 퇴장 고민할 때

체계적 신용대출 관리방안도 강구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서울경제 주최 ‘제19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 참석해 ‘금융 대전환의 시대에 서다’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성형주기자




22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9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 참석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기조강연 모습이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되고 있다. /성형주기자


“혁신을 살리면서 기존 금융기관에 적용하는 규제를 완화해 핀테크 업계와 동일하게 적용하려고 합니다.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지혜를 모으겠습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2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9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을 풀 금융당국의 원칙으로 동일 서비스 동일규제, 소비자보호를 제시했다. 최근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이 금융 분야로 사업을 확대 진출하면서 은행·증권·보험사 등 기존 금융권과 빅테크 간에 갈등이 커지고 있다. 금융사를 중심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호소가 쏟아지는 가운데 금융위는 핀테크 업계와 기존 금융사가 공정하게 경쟁·협력할 수 있도록 기존 금융사에만 적용해온 규제를 완화하되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네이버·카카오 등 온라인플랫폼이 금융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면서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경쟁이 촉진돼 서비스가 개선되고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면서 “금융업의 플랫폼 종속과 시장 참여자들의 형태별 규제 차익, 소비자 사생활 침해 등 해결해야 할 도전 과제도 생긴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원칙에 따라 금융회사의 대출모집인 플랫폼이 1개 금융회사와만 위탁 계약을 맺도록 한 1사 전속주의 규정과 각종 수수료 체계는 개편될 것으로 점쳐진다. 그동안 핀테크 업체는 온라인대출비교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반면 금융사들은 1사 전속주의 규제 때문에 불가능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은 위원장은 사모펀드 사태를 언급하며 규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최근 라임·옵티머스 등 각종 사모펀드 논란이 2015년 사모펀드 설립 요건, 투자자 요건 등 각종 규제가 완화된 데서 비롯됐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은 위원장은 “요즘 사모펀드 사고가 나니깐 심지어 사모펀드를 없애자는 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면서 “금융 규제가 금융사를 미워해서가 아니고 소비자를 보호하고 사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규제를 풀어줬을 때 아무 일이 없으면 좋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융위는 기존 금융사뿐만 아니라 빅테크·전문가·노동조합까지 참여하는 디지털금융협의회를 구성하고 규제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올해 말 결과물을 제시할 방침이다.



은 위원장이 이처럼 디지털 금융을 강조한 데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금융업이 대전환이 일어날 분야이기 때문이다. 은 위원장은 이날 기조강연 내내 금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성장·저물가·저금리를 의미하는 뉴노멀에 어떻게 대응할지 가닥을 잡기도 전에 넥스트 노멀 현상이 나타났다”며 “코로나19로 촉발된 국제 교역의 감소로 경제 구조와 경제 주체 행태가 바뀌고 있고 11월 미국 대선 결과와 그 이후 미중 갈등 양상 등 국제 정치의 불확실성은 항상 존재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포스트 코로나의 대비책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풀었던 유동성에 대한 출구전략이 손꼽힌다. 금융위는 코로나19로 소득이 감소한 소상공인, 중기·중견기업의 대출 보증에 68조원, 채권시장안정펀드·증권시장안정펀드 등 금융 시장을 안정화하는 데 73조5,000억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국가 기간산업을 지원하는 데 40조원을 투입하고 있다. 선제적으로 정책을 집행한 결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경제적 피해가 적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게 금융위 측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 같은 유동성 공급이 부동산·주식 등으로 몰려 자산시장에 버블(거품)을 일으킬 수 있다는 데 있다. 은 위원장이 기조강연 내내 ‘안정적인 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그는 “만기연장 등 유연화 조치로 연체율·부도율 등 각종 지표는 안정적이지만 이 조치를 영원히 지속할 수는 없다”며 “확대된 유동성의 질서 정연한 퇴장인 테이퍼링에 대한 준비와 계획이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아울러 최근 가계대출의 급증에 대한 조치도 내비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57조9,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9조6,000억원 급증했다.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폭의 증가다. 대출금이 주식·부동산 투자에 몰린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 위원장은 “신용대출이 부동산에 흘러 들어가지 않게 해야 하는 점에 동의하지만 (대출 목적이) 생활자금인지, 부동산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며 “적정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면서 체계적 관리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지영·이지윤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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