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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보톡스 분쟁' 대웅제약-메디톡스 현금 확보 비상

내달 美ITC 최종결과 앞두고 자금조달 중단

메디톡스 1,000억 단기차입금 상환 필요

대웅제약은 대규모 우발채무 가능성





보톨리눔톡신(일명 보톡스) 분쟁을 벌이고 있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069620)이 시장성 자금 조달에도 나란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규모 국제소송에 따른 부담으로 영업이익까지 급감하면서 양사가 현금 확보 전쟁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 4월 이후 시기를 조율해오던 회사채 발행 계획을 최근 포기했다. 다음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 결과를 앞둔 만큼 시장 수요 확보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ITC는 당초 다음달 6일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었으나 이를 2주일 연기해 다음달 19일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메디톡스 역시 최근 1,66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을 잠정 중단했다. 식품의약안전처가 지난 19일 메디톡신(보툴리눔톡신) 허가를 취소해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탓이다. 당시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메디톡신주’ 등을 국가출하승인 없이 판매했다며 회수·폐기를 명령했다.





양 사 모두 약품 허가 취소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자금 조달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재무지표가 크게 악화됐다. 두 회사는 수년간 보톡스 전쟁을 이어오면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소송 비용을 부담해왔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메디톡스 453억원, 대웅제약 353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은 각각 -146억원, -35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그동안 메디톡스는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주로 금융기관 대출을 통해 조달해왔다. 대부분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 자금으로 올해 말까지 갚아야 하는 차입금만 약 1,000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32억원에 불과하다. 차입금 만기를 연장하거나 추가 차입을 통해 현금을 쌓아야 하는 형편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증자 계획을 철회한 것이 아니라 미룬 것”이라며 “추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발행 계획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2017년 이후 지분 투자를 이어오면서 한올바이오파마 등 주요 자회사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해왔다. 올 2·4분기 기준 회사가 보유한 유동성 차입금은 912억원 수준이다.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9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금융기관 장기 차입을 통해 갚기로 했다.

다만 다음달 ITC의 최종판결을 앞두고 대규모 우발채무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만큼 현금 비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예비판결에 이어 최종판결에서도 패소할 경우 나보타를 기술수출한 미국 에볼루스사로부터 배상책임소송이 걸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공개된 대웅제약과 에볼루스사의 기술이전 계약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고의적인 위법 행위나 중대한 과실, 혹은 태만 행위가 있을 경우 에볼루스와 임직원·대리인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에볼루스 주주들은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 에볼루스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대웅제약 나보타의 균주와 제조 공정이 메디톡스로부터 유래했고 기술이전 계약 당시 에볼루스가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이유에서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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