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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창조·상생 정신 계승...'위대한 기업' 만들어야"

[내가 본 이건희 회장-손욱 前 삼성종합기술원장]

프랑크푸르트 선언은 '창의의 삼성'으로 바꾸라는 뜻

이건희 회장,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인재양성도 역점

李부회장도 '퍼스트 무버'로 나가기 위해 대전환 꾀해야

손욱 전 삼성종합기술원장이 서울 중구 장충동 참행복나눔운동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이재용 부회장이 선친이 강조한 품격·창조·상생의 문화를 꽃 피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서울경제 DB




“이재용 부회장은 고(故) 이건희 회장이 강조한 ‘기업의 품격, 창조문화, 사회와의 상생’ 정신을 계승해 꽃 피울 것으로 기대합니다.”

손욱(75·사진) 전 삼성종합기술원장은 26일 서울 중구 장충동 (사)참행복나눔운동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이 회장이 선대에서 시작한 반도체 산업을 성공시켰듯 이 부회장은 선친이 강조한 정신문화·조직문화·비전을 가다듬어 완성시켜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손 전 원장은 지난 1993년 삼성 ‘신경영’의 시작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선언 당시 비서실 전자부문 전략팀장으로 이 회장을 수행했고 이후 삼성종합기술원장, 삼성인력개발원 사장, 농심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과학기술계 원로들과 함께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참행복나눔운동을 펴고 있다.

손 전 원장은 “이 회장이 2013년 신년사에서 강조한 ‘품격·창조·상생’은 삼성의 미래 모습이자 대한민국을 품격 있고 창조적이며 행복·상생의 나라로 만들기 위해 굉장히 의미가 있는 말”이라며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이 부회장이 삼성을 1,000년 장수하는 ‘위대한 기업’으로 만들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손 전 원장은 2010년 초 방만경영으로 상장폐지 됐던 일본 JAL항공을 1년도 안 돼 흑자로 되돌렸던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리더십을 예로 들었다. 그는 “교세라그룹을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냈던 이나모리 회장이 JAL의 구원투수로 투입돼 경영목표를 매출과 이익 등 숫자로 제시한 게 아니라 조직원의 행복추구로 잡았던 것에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시 이나모리 회장은 구조조정을 한 JAL에 부임해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시하며 올바르고 도덕적인 일에 관한 정신문화 교육에 주력해 회생의 계기를 잡았다. 이 회장이 만든 ‘삼성헌법’에서도 ‘인간미·도덕성·예의범절·에티켓’을 중시하고 있는데 이 부회장이 그에 맞춰 기업문화를 바꿔 사회와의 상생 토대를 갖춰야 한다는 게 손 전 원장의 조언이다.

그는 “이 회장은 취임 6년을 맞아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통해 ‘자식과 마누라만 빼고 다 바꾸라’고 일갈했다. 이는 사고의 틀을 바꿔 ‘창의의 삼성’으로 바꾸라는 뜻이었다”며 “4차 산업혁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창의의 삼성’을 만드는 데 여전히 유효한 키워드”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회장은 취임 초 연구개발(R&D) 투자를 매출액의 2~4%선에서 10%까지 급격히 올리고 연구원 수당 지급과 처우개선을 지시했다”며 “제2창업의 이념으로 과학기술을 중시해 반도체와 휴대폰 등에서 세계 1위가 됐다. 이 부회장도 ‘퍼스트 무버’로 나가기 위한 대전환을 꾀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삼성이 반도체와 통신 등 R&D 투자를 많이 해 세계 1등 제품이 많지만 이 부회장 체제에서는 대한민국을 기술창조 국가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삼성은 이제 세계에 새로운 것(New to the world)을 제시해야 한다. ‘게임체인저’ 역할까지 감당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손욱 전 삼성종합기술원장. /서울경제 DB


손 전 원장은 “이병철 회장이 1980년대 초 제2차 오일쇼크에도 고도기술 제품이 잘 팔리는 일본에 비해 삼성의 가전(냉장고·TV)은 부가가치가 낮고 경기변동에도 민감해 1983년 메모리 반도체에 뛰어드는 결단을 했다”며 “이 회장이 이를 계승·발전하고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통해 삼성의 체질을 수평문화로 바꾸며 세계적 수준으로 올려놨다”고 소개했다. 이병철 회장이 사업보국·인재제일·합리추구를 강조한 데 이어 이 회장이 자율경영·기술중시·인간존중을 강조했는데 이 부회장이 확대,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가 아직 전반적으로 수직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해 경제가 활력을 잃고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회문화가 바뀌고 기업문화나 학교 교육, 정부, 정치도 변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이병철·이건희 회장이 가장 역점을 둔 게 인재양성이었다며 이 부회장이 인재 유치에 더욱 힘쓸 것을 권고했다. 그는 “두 회장은 인력개발원장을 직접 맡고 교육 프로그램도 설계하는 등 인재 교육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이병철 회장 때는 ‘관리의 삼성’이라고 했는데 1987년 이 회장이 승계한 뒤에는 ‘창의적인 조직문화’ 구축에 애썼다. 이 부회장은 나아가 인간존중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손 전 원장은 “삼성종합기술원이 과거에는 그룹의 R&D 심장부로 신규 사업도 많이 개발했는데 과거 정부에서 언제부터인가 개별기업의 역할을 중시하면서 현재는 삼성전자의 미래 첨단기술에 주력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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