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5~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캐나다 앨버타주는 로키산맥의 품속에 자리해 자연 풍광이 수려하기로 유명하다. 본래 블러드족·피간족 등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살던 이곳은 1670년 영국 허드슨베이사가 왕실로부터 모피 무역권을 얻으면서 교역과 문화 교류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식량·광물·제조의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됐다.
앨버타주는 1957년 석유가 발견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세계 최대 오일샌드 매장지 중 하나로 주목받으며 캐나다 에너지 생산의 핵심 지역으로 부상한 것이다. 오일샌드는 점성이 높은 원유가 모래·점토·물과 혼합된 지층을 일컫는데 복잡한 채굴·정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석유로 탈바꿈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 배출, 삼림 훼손, 수질오염을 일으키는 게 문제다. 현재 앨버타주는 자원 개발 외에도 관광·농업·임업은 물론 신재생에너지와 첨단산업으로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앨버타주의 캐내내스키스는 만년설과 숲·호수 등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휴양지로 올해는 이곳에서 G7 정상회의가 열린다. 평온함을 자랑하는 관광 명소에서 G7 정상들이 ‘총성 없는 전쟁’을 치러야 하는 것이다. 글로벌 무역 전쟁과 공급망 재편, 우크라이나 종전 이후 새로운 국제 질서, 중국과 연관된 인도태평양 전략, 기후변화 대응, 디지털 규제와 인공지능(AI) 윤리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G7 정상회의에 초청을 받은 이재명 대통령도 무거운 과제에 직면했다. 12·3 계엄 사태 이후 정지된 한국 외교의 복원이 시급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등과의 회담에서 경제·안보 현안을 논의해야 한다. 4일 취임한 뒤 열흘여 만에 실용 외교의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이번 G7 외교 무대에서 이 대통령은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 강화를 통한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펴야 한다. 이달 하순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조선·반도체·방산 등의 ‘윈윈’ 산업 협력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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