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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부종·사망 초래 '중증 저나트륨혈증' 교정치료법 확립

한림대 백선하·서울대 김세중 교수팀

3% 식염수 1㎏당 2㏄ 20분만에 투여

급속·간헐적 교정치료법 효과·안전성

3상 임상 통해 세계 첫 과학적 입증

국내 연구진이 혈중 나트륨 농도가 정상보다 크게 떨어져 뇌세포 등의 수분이 증가하면서 뇌가 부어 두통·구토·경련·혼수상태 등을 유발하는 저나트륨혈증 환자를 보다 신속하고 안전하게 교정치료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확인·정립했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백선하(신장내과), 분당서울대병원 김세중(신장내과)·조유환(응급의학과), 서울시보라매병원 오윤규(신장내과) 교수팀이 소속 3개 병원 응급실·병실에서 178명의 중등도·중증 저나트륨혈증 환자를 2개 교정치료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효과·안전성을 비교분석한 3상 임상시험을 통해서다.

연구결과는 미국의사협회 내과학 저널(JAMA Internal Medicine, 영향력지수 18.652)에 발표됐다.





정상적인 혈액속 나트륨 농도는 혈액 1리터당 135~145밀리몰(mmol). 저나트륨혈증은 이 농도가 120밀리몰, 105밀리몰 등으로 크게 떨어진 상태다. 입원환자의 14~42%가 저나트륨혈증을 경험하며 입원기간이 늘어나거나 사망률이 올라가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백 교수는 “혈중 나트륨 농도를 4~6밀리몰만 올려줘도 뇌의 적응력 때문에 저나트륨혈증에 따른 뇌부종 위험을 웬만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저나트륨혈증 고위험군은 콩팥(신장)에서 수분·나트륨 배출을 촉진하는 이뇨제 성분(티아자이드)의 혈압약 복용자, 수면 중 오줌이 마려워 자주 깨는 것을 막기 위해 콩팥이 물을 재흡수하도록 하는 항이뇨제 성분(데스모프레신)의 약을 복용하는 야간뇨·전립선비대증 환자,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나 뇌전증(간질)약 장기복용자, 약물 작용시간이 짧은 항암제 투여자, 수술 후 수액을 많이 맞은 환자, 콩팥·간의 수분 조절 기능이 떨어지는 신부전·간경변증 환자 등이다.

항암제나 다량의 수액 투여 등으로 48시간 안에 혈중 나트륨 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면(급성 저나트륨혈증) 경련을 일으키거나 온몸이 완전히 처지는 중증 증상으로, 고혈압약 등 복용으로 혈중 나트륨 농도가 서서히 떨어지면(만성 저나트륨혈증) 뇌가 어느 정도 적응해 약간 기운이 없고 토할 정도의 중등도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다.



이 때문에 환자에게 나트륨 농도가 정상적인 혈액(0.9%)보다 3배 이상 높은 3% 식염수를 정맥에 투여하는 교정치료를 한다. 하루에 혈중 나트륨 농도를 혈액 1ℓ당 10밀리몰(mmol) 미만, 대개 5~9밀리몰씩 높여간다. 그런데 3% 식염수를 소량씩 24시간 투여(완속·지속적 교정)하는게 좋은지, 20분만에 투여하고 혈액검사에서 그날의 목표 농도에 도달하면 중단하고 미흡하면 6시간 간격으로 추가 투여(급속·간헐적 교정)하는게 좋은지를 비교하는 3상 임상시험이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있었다. 3% 식염수를 얼마나 투여해야 하는지도 혼란스러웠다.



임상시험 결과 체중 1㎏당 2㏄의 고농도 식염수를 20분만에 투여한 급속·간헐적 교정군은 1시간 내 목표 나트륨 농도에 도달한 환자의 비율이 32%로 완속·지속적 교정군(18%)의 1.8배였다. 반면 혈중 나트륨 농도가 목표한 것보다 높게 올라가(과교정) 나트륨을 넣지 않은 5% 포도당 수액을 투여해 희석시키는 추가 치료를 받은 환자는 10명 중 4명꼴로 6명꼴인 완속·지속적 교정군의 72%에 그쳤다. 교정치료로 나트륨 농도가 과하게 올라가면 뇌세포 등에서 수분이 급격히 빠져나가거나 척수막 파괴 등으로 인해 의식이 나빠지고 말을 잘 못하게 되거나 신경 증상(수초용해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백선하 교수는 “최근 미국·유럽 학회가 중증 저나트륨혈증 환자에게 고농도 식염수로 교정치료 때 과교정 위험이 높은 완속·지속적 교정법 대신 급속·간헐적 교정법을 추천하고 있지만 과학적이고 명확한 근거가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임상이 급속·간헐적 교정법과 관련한 국제진료지침의 근거 수준을 높이고 국내 진료지침 마련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구토·두통·처짐·메스꺼움 등 중등도 이하의 저나트륨혈증 증상은 원인이 워낙 다양하고 흔해 환자가 저나트륨혈증 증상으로 생각하기 어렵다”며 “이뇨제 성분의 혈압약,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뇌전증약 복용자라면 정기 혈액검사를 통해 혈중 나트륨 농도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세중 교수(논문 교신저자)는 “그동안 저나트륨혈증 교정치료 방법이 복잡하고 효과·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미흡해 어려움이 많았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체중 1㎏당 2㏄의 고농도 식염수를 20분만에 신속 투여하고 1시간 뒤, 이후에는 6시간 간격으로 혈액검사를 해 혈중 나트륨 농도가 목표 수준에 도달하고 유지되는지 모니터링하는, 간단하면서도 효과가 빠르고 안전한 교정치료 방법이 보편화돼 간호사들의 환자 관리도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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