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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미만 간세포암 양성자치료 ‘표준치료’로 성큼

국립암센터 박중원·김태현 교수팀

치료부위 2년 재발 없이 생존 95%

표준 고주파열치료 84%보다 높아

재발자 임상3상 통해 세계 첫 입증

국립암센터 의료진이 간세포암 환자에게 양성자치료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립암센터




크기 3㎝ 미만, 2개 이하의 간세포암(간암)에 대한 양성자치료가 수술·고주파치료에 이어 표준치료(1차 치료)로 인정받을 수 있는 임상 근거를 국내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국립암센터 박중원(소화기내과)·김태현(방사선종양학과)·고영환(영상의학과) 교수팀은 2013년부터 7년 동안 재발한 간세포암 환자 144명을 양성자치료군과 기존 표준치료인 고주파열치료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2년간 ‘국소 무진행생존율’ 등을 비교하는 연구자 주도 3상 임상연구에서 좋은 성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연구결과는 유럽간학회 학술지 ‘간장학 저널’(Journal of Hepatology)에 발표됐다.

양성자치료는 간세포암 환자 등에서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표준치료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양성자치료를 시작한 미국·유럽·일본에서도 완치(암 발생 부위에서의 무재발, 즉 국소 무진행) 목적의 표준치료에 비해 열등하지 않다거나 더 우수하다는 무작위 대조군 3상 임상연구 결과가 없어서다.



◇양성자치료, 국내선 국립암센터·삼성서울병원서 가능

박 교수팀의 임상연구에서 양성자치료군은 2년간 치료 부위에서 암이 재발하지 않고 환자가 살아있는 국소 무진행생존율이 94.8%로 고주파열치료군(83.9%)보다 10.9%포인트 높았다. 3년·4년 국소 무진행생존율도 88.3%, 85.8%로 고주파열치료군보다 각각 10.7%포인트, 8.2%포인트 높았다.

양성자치료가 고주파열치료에 비해 치료 제한이 덜해 더 많은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당초 간 기능등급과 병기에 따라 환자들을 양성자치료군과 고주파열치료군에 72명씩 무작위 배정했다. 하지만 고주파열치료군 72명 가운데 22명(30%)은 이 치료가 불가능했고 이 중 19명은 양성자치료는 가능했다. 양성자치료군 72명 가운데 11명(15%)은 이 치료가 불가능했고 이 중 6명은 고주파열치료가 가능했다. 최종적으로 80명이 양성자치료를, 56명이 고주파열치료를 받았다.

고주파열치료는 초기 간세포암이나 재발한 암 가운데 종양의 수가 3개 이하, 크기가 3㎝ 미만인 경우에 효과적이다. 치료 후 ‘잔존 간기능 보존’에 유리하고 합병증 빈도도 낮다. 다만 치료를 하려면 초음파 영상을 보면서 고주파열로 종양 부위를 태워 파괴하는 ‘바늘 모양의 전극’을 꽂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폐나 혈관·담도 등이 종양 부위를 가리고 있거나 바짝 붙어 있으면 바늘을 꽂기 어렵거나 혈관·담도까지 손상될 위험이 커 고주파열치료를 할 수 없게 된다. 반대로 양성자치료도 종양 가까이에 위·대장·소장이 있으면 방사선 때문에 궤양·출혈 등을 유발할 수 있어 고주파열치료가 가능하다면 굳이 위험을 무릅쓸 필요가 없다.

양성자치료는 간암·두경부암·폐암·뇌종양 등 각종 고형암에 효과가 뛰어나지만 양성자 가속·전송장치, 대형 회전치료기와 방사선 차단설비만도 수백억원에 달해 국내에서는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 두 곳에서만 해왔다. 종양 부위에 양성자 에너지를 쏟아부어 출혈·통증 없이 암세포의 DNA를 파괴한다. 간세포암의 경우 보통 2주에 걸쳐 매일 30분씩 총 10회 치료를 진행하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양성자치료군에선 중증도 이하 방사선 폐렴(33%)과 백혈구 수 감소(24%) △고주파열 치료군에선 알라닌아미노전이효소(ALT) 수치 증가(96%)와 복통(30%)이었다. 두 치료군 모두 심각한 부작용이나 사망자가 없어 안전한 치료임이 확인됐다.



◇간암 3~4기 환자, 양성자치료로 5년 생존율 2.4배까지↑

박 교수는 “종양의 크기, 환자 병기, 종양 개수, 기저 간기능 등을 따져 고주파열치료를 고려하던 환자의 30%, 양성자치료를 고려하던 환자의 15%가량은 위험하거나 효과가 떨어져 피하게 된다”며 “두 치료는 상호보완적”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현 양성자치료센터장은 “간세포암 재발 환자에 대한 양성자치료의 국소제어율이 고주파열치료보다 높게 나와 3㎝ 미만 간세포암이 처음 발생한 초발 환자에게 적용해도 현행 표준치료(수술·고주파열치료) 이상의 5년 생존율 등이 나올 것”이라며 “대한간암학회가 진료지침을 개정하는 1~2년 뒤 양성자치료를 수술·고주파열치료와 함께 간세포암의 표준치료로 인정해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선 연구에서 수술이나 고주파열치료를 하기 어려운 간세포암 1~2기 환자에게 양성자치료를 했더니 5년 생존율이 1기 69%, 2기 65% 이상으로 수술·고주파치료가 가능했던 환자들의 5년 생존율(70~50%)과 동등 이상이었다.

처음 발생한 간세포암은 표준치료인 절제수술이나 고주파열치료가 우선적으로 권장된다. 다만 간세포암은 수술·열치료를 하지 않은 부위에서 암이 생기는 재발률이 높은 편이어서 환자의 5년생존율이 50% 안팎에 그친다. 재발한 경우 재수술하면 남는 간이 너무 적어 제 기능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종양이 3㎝ 미만인 경우 수술하지 않고 고주파열치료를 우선 고려한다.

김 센터장과 박중원·김보현(간담도췌장암센터) 교수팀은 수술이 어렵고 예후가 좋지 않은 간세포암 3~4기 환자도 양성자치료와 항암·화학색전술 치료 등을 함께 받으면 5년생존율을 최대 2.4배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임상 결과를 국제학술지 ‘암(Cancers)’에 발표했다.

2012년 6월~2017년 4월 센터에서 양성자치료를 받고 5년 생존율 추적관찰이 가능한 간세포암 환자 243명을 분석한 결과다. 복합치료군의 평균 5년 생존율은 3기 환자가 43%, 4기 환자가 26%였다. 이는 간과 인접한 림프절·조직·장기가 침범된 국소진행 단계의 3~4기 간세포암 전체 환자 5년 생존율(국가암통계) 18%의 2.4~1.4배다. 양성자치료를 받은 243명 중 심각한 간 기능저하를 보인 환자는 한 명도 없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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