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대선 결과보다 중요합니다.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은 실수가 될 수 있습니다.”(앤드루 슬리먼 모건스탠리투자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제46대 미국 대통령선거가 끝난 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관심은 곧바로 이어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쏠렸다. 연준은 4~5일 이틀간 FOMC를 열고 통화정책을 논의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앤드루 슬리먼 매니저는 CNBC에 “지금까지 시장을 좌우한 것은 연준의 금리 접근이나 통화정책”이라며 대선 결과보다 연준의 동향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심지어 투자전문 잡지 배런스는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승리자”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심각한 수준으로 재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적극 대응하려면 제로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날 연준은 특별한 추가 정책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월가와 금융시장은 대선 결과가 어느 정도 드러난 만큼 향후 경기부양 여부와 연준의 역할에 주목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장기금리를 낮추기 위해 추가 국채 매입에 나설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재확산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추가 완화조치에 나서고 있어 연준의 동참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3일 호주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종전 연 0.25%에서 0.15%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인하하고 앞으로 6개월간 1,000억호주달러(약 80조원) 규모의 국채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또 3년간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포워드가이던스(선제적 안내)도 제시했다.
지난달 29일 정책회의를 열었던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다음 회의에서 추가 완화조치를 내놓을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위험이 뚜렷하게 하방 쪽이라는 데 위원회 전체가 의견일치를 봤다”며 “다음 회의에서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전원이 동의했다”고 알렸다.
유럽에서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100만명을 돌파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3·4분기에 보인 반짝 경기회복세가 다시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2·4분기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봉쇄조치에 나선 영향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11.8% 감소했다가 3·4분기 12.7% 증가로 반전했는데 4·4분기 다시 마이너스로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로존의 4·4분기 GDP 성장률이 -2.3%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고 보도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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