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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치솟는데 전국에서 집회 강행하는 민주노총

거리두기 상향 기준에 근접...美·日·유럽도 증가세 지속

8월 광복절집회 후 확진자 2주만에 4배 급증했는데

민노총 모르쇠로 일관…의학 전문가들 “금지시켜야”

겨울철 바이러스 전염 취약…연말 모임도 고민거리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시행 첫날인 13일 오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을 빠져나오고 있다. 개정된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이날 0시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시설이나 장소에서 마스크 미착용 적발 시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오승현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91명으로 70일 만에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민주노총 등이 주말인 14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14개 지역에서 1만5,000여명이 모이는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밝혀 전국적인 대유행 재발이 우려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방역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14일 전국적인 대규모 집회는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의 도화선이 되기에 충분하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 고려해 지금이라도 집회를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91명으로 5일 연속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의 영향을 받았던 지난 9월4일 이후 가장 많았다. 지역발생 162명, 해외유입 29명으로 수도권에서만 11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당국이 7일부터 도입한 새 거리두기 기준에 따르면 현재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곧 상향기준을 충족한다.

북반구의 기온이 본격적으로 떨어지며 초겨울에 접어들자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 속도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은 하루에만 14만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일본은 전날 확진자가 1,651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해 ‘3차 유행’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의 경우 각 국가가 재봉쇄에 나섰지만 확진자 증가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환자는 5,000만명을 넘어섰다.

13일 강원도 철원군 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주민들이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검사를 받고 있다. 이날 한 군청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공무원 100여명이 일제히 선별검사를 받았다. /연합뉴스


특히 14일 열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전국 노동자대회’가 대규모 재확산의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어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지난 8월 중순 광복절 집회 이후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됐던 때와 다르지 않다”며 “집회를 추진하는 단체들은 지금이라도 취소하고, 정부는 지난 개천절 보수단체 집회를 금지했던 것처럼 이번 집회도 금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3일 정부와 정치권은 14일 민주노총의 전국 노동자대회를 취소하거나 최소화해달라고 일제히 요청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 등은 “우리 모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집회 주최 측과 참석자 모두에게 집회 재고 또는 최소화를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걱정을 존중해 대규모 집회를 자제하기 바란다”고 강조했으며 서울시 역시 “민주노총 등 주말 집회 자제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민주노총은 “지난 광복절 집회에서 결국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면서 “정부 방역보다 더 철저한 민주노총 방역지침을 수행할 것”이라며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올해 8월15일 광복절 집회 후 신규 확진자가 급증했다. 하루 전인 8월14일 103명이던 신규 확진자는 집회 후 13일 뒤인 같은 달 27일 441명으로 급증했다. 결국 당시 광복절 집회 관련 확진자는 총 650명, 사망자는 12명에 달했다. 김우주 고려대 의대 교수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0명에 육박하는 현재 상황은 8월 중순 코로나19 대규모 확산 직전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이제라도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강화하고, 집회를 통한 코로나19 확산을 이미 경험했던 만큼 이제라도 집회를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일주일간 국내 발생 일평균 확진자는 109명에 달했다. 수도권 75.1명, 충청권 9명, 호남권 6.7명, 강원 9.1명 등이다. 현재 적용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를 1.5단계 상향하는 기준인 수도권 100명, 충청·호남·경북·경남권 30명, 강원·제주권 10명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이미 충남 천안·아산은 5일, 강원 원주는 10일, 전남 순천은 11일부터, 전남 광양은 13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을 1.5단계로 격상했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수도권과 강원권의 경우 이미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기준에 상당히 근접한 상태”라며 “지금의 환자 증가 추이가 계속된다면 조만간 거리두기 단계 상향 기준을 충족할 위험성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신규 감염경로가 집단감염뿐 아니라 ‘일상 속 감염’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도 대규모 확산을 우려하는 이유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수도권과 일부 지역의 요양시설·요양병원 등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지역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전국 곳곳에서 확진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날 서울에서는 9월2일(101명) 이후 가장 많은 7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22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와 ‘조용한 전파’가 빠르게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충남 서산시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도 확진자 8명이 나왔다. 이들은 이달 9∼10일 부대 안에서 일병 집중교육 프로그램에 초빙된 전문강사 B씨로부터 성인지 감수성 및 자살예방 등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기온이 낮아져 바이러스 전파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데다 송년회·크리스마스 등 각종 모임도 잦아질 수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실제 미국·유럽·일본 등 북반구는 본격적인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신규 확진자가 연일 폭증하고 있다. 겨울이 되면 실내활동이 잦아지고 환기가 어려워 바이러스 전파가 더 잘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엄중식 가천대 의대 교수는 “호흡기 바이러스는 차고 건조한 곳에서 활성이 높아지는데다 실내활동이 잦아지는 겨울철에는 감염력이 더욱 강해진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정확히 격상 수치에 맞추기보다 선제적으로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영탁·이주원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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