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 2·4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국내 2위 자동차 부품사인 만도(204320)가 한 분기만에 곧바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재도약에 나섰다. 증권가에선 만도가 꾸준히 기술력을 축적해왔던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과 전기차 부품 부문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만도는 올해 3·4분기에 매출액 1조5,015억원, 영업이익 65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8% 감소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강했던 전분기 영업손실(-759억원)을 기록한 데에서 벗어나 흑자전환했다.
증권가 전망치 평균(517억원)을 27% 웃도는 영업이익을 벌어들임으로써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기도 했다. 만도가 가장 힘있게 밀고 있는 ADAS 부문 매출액이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ADAS는 운전을 돕기 위해 차량에 탑재되는 시스템으로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이 깊다. 만도는 ADAS와 관련해 레이더, 카메라, 제동장치 등 각종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익성이 좋은 ADAS 매출이 같은 기간 21.5% 증가한 2,118억원을 기록하며 고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발표 영업이익은 감소했지만 전년도 일회성 요인인 통상임금 환입을 제거하면 실질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24.8% 성장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만도의 주가도 이 같은 기대감에 힘입어 최근 3거래일 연속 급등세를 타며 지난 13일에는 4만4,700원을 기록, 2년3개월여만에 다시 4만원대에 올라섰다.
증권가에선 만도 실적의 핵심 키워드로 ADAS, 전기차(EV) 부품을 꼽고 있다. 모두 수익성과 관련이 깊다. 우선 ADAS를 채택하는 차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데에 주목하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다는 점에서 회사 매출에서 ADAS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수익성 역시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만도 매출에서 ADAS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7년 6% 수준이었는데 올해 3·4분기엔 14.4%까지 급상승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형차급 이상에서 ADAS 선택률이 80%를 넘고 있어 거의 필수품이 돼가고 있다”며 “영업이익률 5% 달성이 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만도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8~2019년 3.5~3.7% 수준이었으며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1%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아마존의 자율주행 레벨3 수준의 전기차에 ADAS를 공급한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만도의 내년 매출액은 올해보다 16.1% 증가한 6조3,846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통합형 전자브레이크(IDB) 등 EV 관련 부품 역시 만도의 차기 먹거리로 꼽힌다. 정 연구원은 “올해 3·4분기 신규 수주 1조5,000억원 중 1조원이 전기차 수주에 집중됐다”며 “EV 제품군 관련 최대 고객을 기준으로 1대당 판가가 70만~100만원 내외로 추정돼 향후 매출 성장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만도는 조향·현가·제동 등 기존에 큰 비중을 차지해왔던 생산품을 전기차 시장에 맞춰 개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자동차 산업 회복세, 구조조정 마무리에 따른 고정비 절감 효과, 매출처 다변화 효과 등도 만도의 재무실적과 관련해 주목할 부분으로 거론된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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