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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101' 조작 피해자 모두가 아이즈원, 엑스원이 될 수 있었다 [SE★이슈]





그들 모두가 아이오아이(I.O.I), 워너원(Wanna One), 아이즈원(IZ*ONE), 엑스원(X1)이 될 수 있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뜨거운 인기가 따라붙는 프로젝트 그룹, 활동이 끝나면 그 인지도를 안고 자신을 메인으로 한 새로운 그룹을 결성했을 것이다. 수많은 팬들에게 응원받고 그들의 환호를 먹고 무럭무럭 성장하는 스타의 반열까지…. 못된 어른들의 욕심은 결국 출연한 모든 연습생들을 피해자로 만들어버렸다.

18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는 ‘프로듀스101’ 시리즈 순위 조작에 의한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에게 각각 징역 2년 및 3,700여만원의 벌금형과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형량은 1심과 같다. 조작에 가담했던 조연출 이모 PD도 벌금 1,000만원으로 1심과 동일한 선고를 받았다.

재판부는 “최종 선발 멤버를 미리 정해놓았음에도 시청자들 투표로 최종 멤버를 선발한다고 시청자를 속여 유료 문자 투표를 하게 해 방송사 업무를 방해하고 시청자를 속인 사실이 인정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주목할 부분은 이들의 조작으로 인해 탈락한 연습생들에 대한 재판부의 배려다.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인해 일부 연습생들은 데뷔할 기회를 박탈당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은 순위 조작으로 억울하게 탈락한 연습생들”이라며 이들의 이름을 공개했다.

재판부가 밝힌 투표조작 피해자는 시즌1 1차 김수현 서혜린, 시즌2 1차 성현우 4차 강동호, 시즌3 4차 이가은 한초원, 시즌4 1차 앙자르디 디모데, 3차 김국헌 이진우, 4차 구정모 이진혁 금동현이다.

이들 중 최종 후보에 올라 데뷔 직전까지 갔던 연습생은 아이즈원을 만든 시즌3 이가은과 한초원, 엑스원을 만든 시즌4 구정모 이진혁 금동현이다. 모두 탈락위기에서 벗어난 안정권이었다.

지난해 11월14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시청자 투표 조작 혐의를 받는 엠넷(Mnet)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엑스(X) 101’ 김용범 CP와 안준영PD가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연합뉴스




재판부는 “피해 연습생들에게 물질적 배상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억울하게 탈락했다는 사실이 공정한 형사재판을 통해 밝혀지는 게 진정한 피해 구제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실력이 없어 탈락한 것이 아닌 조작의 희생자일 뿐이라는 것을 대중이 인지하고 그들의 명예부터 회복돼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언급된 연습생 뿐만 아니라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활동했거나 활동 중인 그룹의 멤버들도 향후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모든 시리즈가 투표조작을 피해가지 못한 이상 가수 개인의 실력 이면에 부정적인 꼬리표와 의심이 따라붙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재판부는 이를 의식해 “순위가 유리하게 조작된 연습생들은 자신의 순위가 조작된 것을 모르고 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들 대신 희생양이 될 위험이 크다”며 탈락한 연습생 대신 합격한 멤버들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네티즌은 이를 두고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피해 연습생들의 기회와 이미 지나버린 시간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또 그룹활동을 했거나 하고 있는 멤버들 중 탈락자들과 순위가 뒤바뀐 멤버가 밝혀질 경우에 대한 파장, 그룹 멤버들이 입게 될 피해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늘고 있다.

한편 Mnet은 이날 판결 직후 공식입장을 내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Mnet 측은 “저희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은 피해 연습생 및 그 가족분들께도 죄송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며 “자체적으로 파악한 피해 연습생들에 대해 피해 보상 협의가 일부 완료됐고, 일부 진행 중이다. 공개된 모든 피해 연습생들에게는 끝까지 책임지고 피해 보상이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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