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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욱, '딸 마약 사건' 관련 심경글 "삶의 위대함은 넘어지고 일어섬에 있어"

홍정욱 전 의원/연합뉴스




“생각할 겨를도, 생각해본 적도 없다”면서 자신을 둘러싼 ‘서울시장 출마설’에 선을 그었던 홍정욱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삶의 위대함은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음에 있지 않고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섬에 있다”며 딸의 ‘마약 밀반입 사건’에 대해 장문의 심경글을 남겼다.

홍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두 번째 에세이’라는 글을 올려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9년 가을, 큰딸이 마약을 들고 입국하다가 적발됐다. 같은 시기, 중병을 앓고 계셨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며 “큰딸은 검찰 조사 후 누나 집에 머물고 있었고 나는 홀로 집에서 두문불출했다”고 딸의 ‘마약 파문’ 당시를 회고하며 입을 열었다.

그는 “화상회의로 회사 일을 보고, 딸과 시간을 보내며 재판에 대비하고, 부모님이 계신 병동을 오가는 게 일상의 전부였고, 간혹 절친한 친구들의 얼굴을 보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면서 “해를 넘기자 코로나가 확산되며 내 자발적 ‘가택연금’은 장기화 됐다”고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내 목표는 하루하루를 잘 넘기는 것이었다”며 “우선 집 정원을 리모델링했다. 전문가들을 고용하고 꽃과 나무, 벽돌과 조명까지 세세히 검토했다. 그리고 하루도 빠짐없이 공사장을 맴돌았다. 많은 공사를 겪어 봤지만 이렇게 전 과정을 직접 지켜본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끌벅적한 공사장이 좋았고, 일하는 사람들도 잔소리 없이 구경만 하는 나를 편하게 대했다. 공사장에서 마시는 믹스커피의 묘미도 배웠다”며 “공사가 끝난 뒤에는 정원에서 책과 차와 시가를 벗 삼아 하루를 보냈다. 북한산에서 20년 가까이 살았지만 계절이 바뀌며 마른 가지에 싹이 돋고, 잎이 자라 꽃이 피는 모습을 지켜본 건 처음이었다”고 회상했다.

홍 전 의원은 “모든 것은 변하고 기쁨도 슬픔도 영원한 것은 없다는 단순한 진리 앞에 마음이 다소 편안해졌다”면서 자전가와 요가, 명상 등으로 마음의 안정을 되찾은 경험을 전했다. 그는 “‘이 순간 소리 없음이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이기네’라는 백거이의 시처럼, 자극과 충격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고요한 의지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아울러 “내리막길에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더 힘들다고 한다”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세월에 맡기라고도 한다. 그러나 삶의 위대함은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음에 있지 않고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섬에 있다”고 적었다.

홍 전 의원은 “나는 강인하지도, 지혜롭지도 않았다. 그러나 강함보다 약함을 고민하는 자에게, 지식보다 무식을 염려하는 자에게 성장이 있다고 믿었다”며 “나는 그렇게 노력하며 한 해를 보냈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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