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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아시아나의 역설

박시진 산업부 기자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간 합병을 두고 연일 시끄럽다. 국내 1·2위 대형항공사(FSC)의 통합이다 보니 당사자들도, 이해관계자들도 많은 데다가 정부의 대규모 자금까지 투입되기 때문이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산업은행은 아시아나 매각을 위해 HDC현대산업개발과 금호산업을 중재했으나 이번에는 직접 딜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곳곳에서 항공사의 국유화, 특혜 등 각종 의혹이 쏟아졌다.

산은에 아시아나는 사실상 ‘아픈 손가락’이다. 아시아나는 오너의 잘못된 경영으로 10년 전 자율 협약에 들어갔고 4년 만에 졸업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결국 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 아래 놓일 위기에 처했다.

국책은행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양 사의 합병을 지원하는 것은 이전과는 항공 산업의 상황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다시 뼈를 깎는 고통을 견디며 회사를 정상화할 기회를 산은이 차단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정상적인 영업 활동이 불가능한 데다가 화물 운송, 백신 수송 등 일부 사업 부문에 의존하기에는 아시아나항공의 덩치가 너무 비대해졌다. 딜의 면면을 살펴보면 HDC에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을 때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다만 산은의 우회적인 지원이 직접 주주로 참여한다는 것과 동종 업계가 인수한다는 인수 주체가 바뀌었을 뿐이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한진칼(180640)에 국책은행 자금을 태운다는 것과 합병 이후 뒤따를 국유화 가능성, 구조조정 우려 등을 문제 삼고 있다. 대의적인 면에서 산은의 딜 참여는 비교적 적은 돈으로 아시아나 파산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 거래다. 합병 이후 ‘규모의 경제’로 경쟁력을 꾀할 수 있다는 점은 덤이다. 산은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한진칼에 각종 위원회를 설치하고 대한항공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등 일종의 투명 경영을 위한 견제 장치도 마련했다.

그럼에도 산은에 꾸준히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딜 성사를 위해서는 산은이 주주연합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기 이전에 합병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보장할 확약을 하는 등 시장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하지 않을까.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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