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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일본과 WTO 5차전 결과 임박...“승소 쉽지 않다”

스테인리스 스틸 바 반덤핑 분쟁...이르면 다음주 결론

양국 제품 경쟁관계 규명 관건

일본 승소 시 정치적 활용할듯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벌어지는 한일 간 다섯 번째 분쟁의 결과가 다음 주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은 앞선 네 차례 분쟁에서 모두 승리했지만 이번 분쟁에선 승소를 장담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WTO 패널(1심 재판부)은 우리 정부가 일본산 스테인리스 스틸 바에 부과한 반덤핑 조치에 대한 판단 결과를 이르면 다음 주 공개할 방침이다. 우리 정부는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의 요청에 따라 2004년 일본산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뒤, 네 번의 재심을 거쳐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세 번째 재심 결과가 WTO 반덤핑협정에 위배된다고 보고 지난 2018년 제소를 단행했다. 스테인리스 스틸 바는 자동차 부품 등에 주로 사용되며 국내 시장 규모는 약 50억원 수준이다.

이번 분쟁의 주요 관건은 일본산과 국산 제품이 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는지, 그로 인해 국내 업체가 실질적인 피해를 봤는지 여부다. 반덤핑 조치가 정당화하려면 수입 상품이 시장에서 헐값으로 판매되거나 수입으로 인해 해당국 산업이 실질적 피해를 받을 위협이 있다고 판단돼야 한다. 일본 제품은 한국 제품보다 비싼 가격에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가격 문제를 이유로 반덤핑 관세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쉽지 않다.



일본은 양국 제품의 세부 제품군이 달라 한국 업체가 피해를 받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범용 제품을 주로 만드는 한국 업체와 달리 일본 제조사는 하이엔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양국 업체가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반면 우리 정부는 두 제품이 시장경쟁적 지위에 있다고 맞서왔다.

일본의 제소 이후 2년여 간 치열한 법리 공방이 이어졌지만 업계는 이번 분쟁에서 우리 정부의 논리가 힘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제품과 국산 제품의 세부 제품군이 달라 쓰임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테인리스 스틸 바라는 이름으로 한 데 묶여있지만 엄밀하게 보면 국산 제품과 일본산의 수요처가 각각 다르다”며 “일본산이 국내산보다 가격도 더 비싼 터라 경쟁 관계가 뚜렷하진 않다”고 말했다. 한 통상전문가는 “시장에서 제품 간 경쟁이 없다면 우리 정부가 아무리 잘 대처한다한들 승소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 정부가 패소한다면 지금껏 총 5건의 한일 간 WTO 분쟁에서 일본은 처음으로 승소하게 된다. 일본은 앞서 2002년 반도체 상계관세 뿐아니라 2005년 김 쿼터 분쟁, 지난해 후쿠시마 수산물, 공기압 밸브 분쟁에서 연달아 패소했다. 이번 분쟁에서 WTO가 일본의 손을 들어줄 경우 ‘한국이 부당한 무역 규제를 했다’는 식으로 일본이 정치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스테인리스 스틸 바 분쟁의 경우 제품의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앞선 분쟁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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