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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뒤흔든 1인 가구 증가…정부發 '로또 청약' 주범?

3기 신도시 고양 창릉지구 전경 / 연합뉴스




# 30대 직장인인 박 모 씨는 최근 아파트 청약 당첨 확률을 높이고자 동사무소에 세대분리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했다. 세대분리를 위해서는 결혼을 하거나 독립된 주소지에 거주등록이 돼 있어야 하지만 박 씨는 부모님 소유의 아파트에서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세대분리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는 것. 박 씨는 “소득이 있는 만 30세 이상이면 세대 분리가 가능할 줄 알았는데 부모님과 같이 살면 세대분리가 안 된다더라”며 “현재 집 근처 저렴한 원룸 월세를 알아보고 있다. 부모님 집에서 살면서 원룸에는 주소만 옮겨놓으려고 한다. 내 집 마련을 하려면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데 매달 월세를 낼 생각을 하니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세대주 이어야 청약 신청 가능.. 세대 분리하자>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로또 청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대분리를 하는 청년층이 많아지고 있다. 내년 3기 신도시 사전청약까지 예고 되면서 세대 분리가 늘어나고 있다. 이유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경우 세대원이 아닌 세대주 자격을 갖춰야 1순위 청약을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가점이 낮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청약이라도 넣으려면 무주택 세대주 자격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전역과 경기 대부분 지역, 그리고 인천·대전·충북 일부 지역과 세종 등은 ‘청약과열지역’으로 묶여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오직 세대주 만이 1순위 청약 신청 자격을 갖는다. 부모님 소유의 집에서 함께 거주하는 대부분의 경우 청약에 당첨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셈이다. 현행법상 같은 주소지 내에서는 한 세대로 등록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2030 청년층의 1인 가구 수가 급증한 원인 중 하나로 이 같은 ‘청약 열풍’을 꼽는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작년 말 1인 가구 비율이 사상 첫 30%대를 돌파했는데, 특히 2030세대 1인 가구 증가 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지난해 2030세대 1인 가구 수는 총 215만3,197가구로, 전년도(201만2,681가구) 대비 7.0%나 늘었다. 2018년도 증가율인 4.3%와 2017년 증가율인 2.8%와 비교하면 그 증가폭이 커진 것이다.





<수도권 2030세대 1인 가구 대폭 증가>

특히 청약 경쟁률이 높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의 2030 세대 1인 가구 수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2030 세대 1인 가구 수가 2018년 57만 8,491가구에서 2019년 62만 1,619가구로 7.5% 늘었다. 전년도와 그 전년도 상승률이 각각 5.4%와 3.5%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상승이다. 경기권은 그 흐름이 더 뚜렷했다. 2018년 대비 2019년 2030 세대 1인 가구 수가 10.1%나 증가하며 전년도 상승률(7.2%)을 훌쩍 뛰어 넘었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최근 청년층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은 시대적인 변화도 한 요인이기는 하지만 내 집 마련을 위한 측면도 분명 있다”며 “청약 수요가 높은 서울·경기 등 지역은 세대주여야 당첨 가능성이 높아지다 보니 청년층 사이에서 세대분리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대분리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정부는 최근 세대분리 기준에 가족관계와 생계 등을 포함하도록 하는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주소지에 살아도 주거나 생계가 독립된 경우에는 세대분리를 허용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국회 관계자는 “국정감사 당시 세대분리 기준 완화에 대한 필요성이 언급된 이후 정부와 그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관련 연구용역도 끝난 만큼 기준 완화를 어떤 방식으로 할지 검토하고 관계부처 의견 수렴도 진행 중”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완화가 다주택자의 ‘꼼수 절세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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