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근로자 가운데 절반 가량이 집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평균 주택 보유율을 밑도는 수준이다. 내년에는 부동산 가격이 올해 보다 더 오를 전망이어서 근로자들의 집 구하기가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중소벤처기업부의 ‘2018년 중소기업 근로자 주거현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전국 5,000명 중소기업 근로자의 주택 보유율은 47.2%다. 52.8%는 자가 소유 집이 없다는 의미다. 부동산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의 경우에는 주택 보유율은 45.9%로 평균 보다 더 낮다. 전국 평균치도 2017년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로 집계된 주택보유율 61.6%를 10%포인트 넘게 밑돈다. 거주 중인 주택 유형을 보면 자가는 40.5%다. 이어 ‘전세 또는 월세’가 34.6%, ‘가족 명의 주택’이 21.8%로 뒤를 이었다. 서울은 주택보유율에 이어 자가 비율도 36.4%로 평균치를 밑돌았다.
상당수는 영세 중소기업의 낮은 연봉 탓에 집 장만이 어려워 직장과 거리가 먼 곳에 집을 얻고 이로 인해 거주환경에 대한 불만을 품은 악순환에 빠졌다. 조사 대상 근로자 가운데 34.9%는 근로자 수가 10인 미만인 직장에 다녔다. 출근 소요 시간은 평균 41.27분으로 나타났다. ‘1~2시간’ 응답도 25.7%로 낮지 않았다. 이 때문에 출퇴근·교육·주거비용 등으로 평가되는 근로자의 정주여건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54.1점에 그쳤다. 전·월세 비용 만족도의 경우 수도권이 49.4점으로 지방(48.6점) 보다 높았지만 전·월세 비용은 수도권(45.2점)이 지방(48.7점) 보다 낮았다. 정부에 바라는 복지정책(복수응답)은 1순위로 공공주택 공급확대(49.8%)가 꼽혔다. 이어 복지(47.6%), 주택자금 저리 대출 지원(45.6%), 육아지원(35%) 순이다.
하지만 중소기업 근로자는 내년 집을 구하기가 올해 보다 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부동산114가 국민 1,43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내년 상반기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매매가 69%, 전세가 77%다. 보고서는 “중소기업은 대기업 보다 임금상승률이 낮아 주택 보유율이 낮다”며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해 주택공급량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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