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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과 '감독님' 투샷, 내년 도쿄서 보겠네

소렌스탐 국제골프연맹 회장 선임

박세리 2회 연속 올림픽 감독 맡아

'골프여제들' 내년 도쿄서 재회 확정

선수 때 함께 밥 한끼 못한 아쉬움

박, 최근 본지 인터뷰서 밝히기도

지난해 설해원 레전드 매치 때 한국을 방문한 안니카 소렌스탐(왼쪽)이 이벤트 경기 중 박세리와 ‘셀카’를 찍고 있다. /출처=소렌스탐 트위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이 둘이 합해 97승인 전설들이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안니카 소렌스탐(50·스웨덴)은 국제 연맹의 수장으로, 박세리(43)는 대표팀 감독으로 올림픽 골프를 빛낸다.

여자 골프 역대 최고 선수 중 한 명인 소렌스탐은 내년부터 ‘회장님’으로 불린다. 국제골프연맹(IGF)은 소렌스탐을 새 회장에 선임했다고 4일(한국 시간) 밝혔다. 10년간 IGF를 이끈 피터 도슨(스코틀랜드) 회장의 후임으로 오는 2021년 1월 1일부터 2년 임기를 시작한다.

여자 골프는 지난 1900년 파리 올림픽 이후 무려 116년 만인 2016년에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를 통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했다. 앞서 200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프레젠테이션에 직접 나서 올림픽이 왜 골프를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역설한 사람이 바로 소렌스탐이었다. 그는 이후 미국 NBC 해설자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찾아 박인비의 5타 차 금메달 장면을 생생히 전했다. 내년에는 146개 회원국을 보유한 올림픽 골프 주관 단체의 수장 자격으로 도쿄 대회를 방문하게 된다.

2008년 은퇴한 소렌스탐은 LPGA 투어 역대 최다 우승 3위(72승)에 메이저대회 우승만 10회인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회원이다. 그는 “IOC 등과 협력해 올림픽 골프의 발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전문 매체인 인사이드더게임스는 “올림픽 종목 국제연맹의 여성 회장은 트라이애슬론과 컬링에 이어 골프의 소렌스탐이 세 번째”라고 보도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커미셔너이자 IGF 위원장인 제이 모나한은 “소렌스탐은 회장직에 이상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박인비 등 선수들에게 둘러싸여 뜨거운 눈물을 쏟았던 여자골프 대표팀 감독 박세리는 지난해 1월 대한골프협회 총회를 통해 다음 올림픽 감독으로 재선임됐다. 현역 시절 소렌스탐·카리 웹(46·호주)과 함께 LPGA 투어에 ‘트로이카 시대’를 열었던 그는 메이저 5승을 포함해 25승을 쌓은 뒤 2016년 은퇴했다.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박세리는 “은퇴하고 보니 소렌스탐이랑 웹이랑 그 시절 밥 한 끼도 같이 못 한 게 새삼 안타깝다. 트로피라는 하나의 목표를 보고 달렸던 것이지 우리끼리 싸운 것도 아닌데 뭐가 어려워서 다정하게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 한번 하지 않고 살았나 후회가 되더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지난해 회사를 차려 온라인 골프 교육 콘텐츠 사업에 뛰어드는가 하면 활발한 방송 출연 등 대외 활동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박세리는 화려한 성공 스토리보다 고통스러웠던 슬럼프 극복 과정 등을 주제로 각계와 폭넓게 소통하고 있다. 한 후배 골퍼는 “박세리 선배님이 얼마 전 방송에서 얘기한 내용이 특히 와 닿았다. ‘자신한테 덜 인색하면 더 오래 즐겁게 선수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대로 미래를 꾸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7년 멕시코시티에서 열렸던 ‘명예의 전당 시범 경기’ 당시 포즈를 취한 여자골프 전설들. 왼쪽부터 로레나 오초아, 박세리, 안니카 소렌스탐, 줄리 잉크스터. /출처=LPGA


한편 또 다른 ‘골프 여제’ 로레나 오초아(39·멕시코)도 최근 부쩍 재조명되고 있다. 고향 후배이자 멘티인 카를로스 오르티스가 지난달 PGA 투어 휴스턴 오픈에서 우승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마스터스에서 챔피언 조로 경기한 아브라암 안세르와 LPGA 투어의 마리아 파시, 가비 로페스 등 멕시코 출신 골퍼라면 누구나 오초아를 보며 꿈을 키웠다고 말하는 ‘오초아 키드’다. 전성기가 지나지 않은 29세에 돌연 은퇴한 오초아는 현재 스포츠 매니지먼트와 골프 아카데미, 자선 재단 사업에 열심인 것으로 전해졌다. 8시즌도 채 뛰지 않으면서 27승이나 올린 그는 무려 158주라는 최장 기간 세계 랭킹 1위 기록을 남겼고 이 기록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웹은 여전한 현역이지만 몇 해 전부터 출전 대회 수를 줄여가고 있다. 대신 대회 때 숙소를 제공하거나 매년 ‘카리 웹 장학생’을 선발해 지원하는 등 후진 양성에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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