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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200 중심 이익회복 편중…중소형 '좀비기업' 늘어난다

[상폐 위기社 30% 급증...코스피 '신고가의 역설']

내년 코스피 영업익 50% 늘어 198조

중견·중소 600곳 전망은 반영되지 못해

실질심사 사유 코스피 8·코스닥 46곳

내년에도 기업 양극화 지속 가능성

한계기업 퇴출까지 쉽지 않을 수도





코스피지수가 역대급 유동성 랠리를 펼치면서 내년에는 ‘코스피 3,000’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견해가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만 이익이 집중되면서 여전히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견·중소기업들은 증시 퇴출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코스피200 등 주로 대기업으로 이익 편중이 심화되고 중소규모의 한계 기업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코스피200, 실적 기여 갈수록 커져=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지수는 2,600이라는 새 레벨에 진입한 지 2주가 채 되지 않아 2,700선마저 뚫으며 사상 최고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 업계에서는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이 올해 대비 50% 급증한 198조 원을 기록하면서 코스피가 3,000을 찍을 수 있다는 분석도 확산되고 있다. 다만 이는 우량 기업을 모아둔 코스피200 중 실적 추정치가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산출한 수치다. 현재 코스피 상장사 800개 중 600개가 넘는 중견·중소 상장사의 전망은 반영되지 못하는 것이다. ‘강세장의 기운이 물씬 풍긴다’는 세평이 체감하는 경기와 괴리가 큰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 3·4분기 대기업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중견·중소기업은 여전히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3·4분기 코스피 상장사 598곳(금융업 제외) 중 매출액 상위 50개 기업은 전체 순이익(연결 기준)의 76.42%(19조 9,799억 원)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4분기 상위 50개 기업의 순이익 비중인 72.06%(12조 5,687억 원)와 비교해 대기업 실적 기여도가 눈에 띄게 커진 것이다. 기업 규모별로 순이익 개선 폭의 격차도 컸다. 지난 3·4분기 톱 50의 합산 순이익은 전년 대비 58.97% 늘었지만 그 외 기업의 상승률은 26.51%에 그쳤다. 3·4분기 코스닥의 매출 상위 50개 기업의 순이익 비중도 지난해 36.55%에서 올해 50.39%로 크게 늘어났다.

◇‘청소 효과’로 증시 퇴출 내몰린 기업 급증=증권 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경쟁력이 부족한 기업이 시장에서 정리되는 이른바 ‘청소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불황으로 산업 규모 전반이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생산성이 뒤처지는 기업이 퇴출되는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더불어 수요 부진으로 매출액이 크게 늘기 어려운 환경에서 대기업은 비용 축소 탄력성이 압도적으로 우수해 이익 격차를 크게 확대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산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청소 효과가 발생하면서 실적 양극화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도 중소·중견기업은 ‘생존’이라는 키워드가 화두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은 신고가 경신을 반복하고 있지만 자본시장 내에서는 부실기업이 크게 증가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상장사로서 지속 가능성 여부를 재평가하는 ‘상장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한 기업은 54곳(코스피 8개, 코스닥 46개)으로 지난해(41건)와 비교해 30% 이상 늘었다. 사유는 ‘횡령 배임’이 15건으로 가장 많았고 불성실 공시 법인 7건, 5년 연속 영업 손실 7건, 주된 영업의 정지(매출 5억 원, 3억 원 미만) 6건이다. 특히 2018년과 2019년 각각 2곳에 불과했던 주된 영업의 정지가 올해 6건으로 늘어났다.

◇기업 양극화 내년에는 더 확대=비교적 형편이 나은 상장 기업에서 비상장 기업까지 포함하면 한계 기업의 증가 위험은 더욱 심각하다. 올 9월 한국은행은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올해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갚지 못하는 기업이 5,033곳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전년(3,475개) 대비 44.8% 급증한 수치로 지난해 외부 감사를 받은 기업의 21.4%에 해당한다. 박래수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열린 자본시장연구원의 ‘기업부문 취약성 진단과 과제’ 심포지엄에서 “실적 부진 등으로 중소기업 중심의 한계 기업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한계 기업 비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기업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호황을 이루고 있는 비대면·반도체·의료 산업은 초기 막대한 투자 비용이 필요해 진입 장벽이 높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사례처럼 선두 기업이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한층 공고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고용 이슈 등으로 초저금리 환경과 부양책 공급은 지속되면서 한계 기업의 퇴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 양극화는 위기 때마다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코로나19 위기가 수습된 후 정부 지원으로 유지가 되는 좀비 기업에 대한 구조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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