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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수처법' 처리 시도에 들끓는 야권

여권 조정위원 4명 찬성에 안건조정위 통과

안건조정위 끝난 지 30여 분 만에 전체회의

주호영 "말대꾸조차 할 수 없는 부끄러운 짓"

김종인 "공수처 장악해 무엇을 하려는지 뻔해"

정의당 "독주하라고 174석 만들어준 것 아니야"

홍준표 "신군부 때 국보위 데자뷔 보는 듯하다"

박민식 "사활적 투쟁의 비상한 대처가 절실한 때"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가운데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상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가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8일 오전 법사위 안건조정위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고 2시간여 만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청와대의 오더(지시)에 의해 밀어붙인다”며 “저희는 법사위 전체회의장 각 의원 책상 앞에 붙어 있는 명패를 모두 떼어서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반납했다”고 즉각 반발했다.

애초 안건조정위는 여야 동수로 구성되지만,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야당 몫 비교섭단체 위원으로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을 지명하면서 사실상 여당 4인, 야당 2인으로 구성됐다. 결국, 개정안은 1시간 동안 이어진 논의 끝에 여권 조정위원 4명의 찬성으로 안건조정위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여 명은 법사위원회의실 앞에서 공수처 저지 농성에 들어갔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에도 민주당은 안건조정위가 끝난 지 불과 30여 분 만에 전체회의를 열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지난 8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회의실로 들어가는 백혜련,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권욱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법사위를 비롯한 몇 개 상임위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항의했으나 절차를 무시하는 날치기는 속속들이 진행됐다”며 “옹기장수 구구는 내놓는 옹기마다 깨먹는다고 자기들은 공수처를 만드는 게 사는 길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공수처 만드는 길이 죽는 길이란 것을 아직 모르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는 당당하고 저들은 얼굴조차 제대로 들지 못하고 말대꾸조차 할 수 없는 부끄러운 짓을 하고 있다”며 “우리가 대한민국을 지키고 역사를 지킨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끝까지 뭉쳐서 최선을 다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권욱기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작금의 민심을 잘 살펴서 법치와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행위가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국정 수반으로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해주길 바란다”며 “엉킨 정국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분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이같이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작년 패스트트랙으로 일방 통과시킨 공수처법에서 자신들이 스스로 야당의 거부권을 인정하며 여야 합의로 공수처장을 임명하게 제도를 만들었다”며 “그런데 제대로 시행도 안 하고 정권 입맛에 맞는 공수처장을 앉히기 위해 야당 거부권 폐지와 자격 요건 완화를 국회 관행을 무시하고 법사위 강행 처리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라는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혈안인 걸 보면 집권세력이 공수처를 장악해 무엇을 하려는지 이유는 뻔한 것 같다”며 “민주당과 집권세력의 반민주적 행태를 보며 정말 기가 찰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의원들이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앞에서 낙태법 개정안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역시 이날 법 개정안이 2시간여 만에 강행 처리되자 “174석 거대여당을 만들어준 민심은 그만큼의 더 큰 책임감과 정치력으로 국정을 안정시키고 이끌어가라는 것이지, 의석으로 독주하라는 것이 아니”라고 가세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이 법사위에서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됐는데, 대체토론과 심의 절차 없이 처리된 점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민주당은 마치 시한이라도 정해놓은 듯 최근 각 상임위에서 주요 법안들을 줄줄이 속전속결로 단독 처리하고 있다”고 이같이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공수처장 임명과 공수처 출범을 위한 협상에 나선다면 합의할 시간이 있다”고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법사위의 모든 일정을 보이콧(거부) 하겠다고 선포한 가운데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지난 9일 “40여 년 전 신군부가 등장할 때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정국의 데자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요즘”이라고 불쾌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보위처럼 민주당은 의회를 장악해 세상을 친북 좌파의 천국으로 제도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며 “야당은 들러리만 하고 있다. 민한당 행세를 하고 있다”고 이같이 쏘아붙였다. 또 “세상이 왜 이러냐는 한탄이 곳곳에서 쏟아지는데 여의도 정치판은 한가한 정치쇼만 난무한다”며 “하기야 그때 국보위 청동시대에도 세상은 돌아갔는데 이 미쳐가는 세상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자조 섞인 말로 견디어야 하나”라고 맹비난했다.

박민식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민식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결국 애초 시나리오대로 가고 있다”며 “조만간 대통령 호위무사가 공수처장에 임명되고, 오는 10일(오늘) 검사징계위원회에서 윤석열 찍어내기를 시도할 것”이라고 이같이 공세를 퍼부었다.

박 전 의원은 이어 “공수처 1호 수사대상은 윤석열과 검사들”이라고 지명하며 “상상이 안 가겠지만, 억지수사로 윤석열을 감옥에 보낼 것”이라고 신랄한 비판을 내놨다. 또 “동시에 눈엣가시 같은 검사들에 대한 집단학살이 벌어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죽기 살기로 밀어붙인다”며 정부·여당을 비꼬았고 야당을 향해선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위해 피 흘릴 각오를 해야 한다”며 “사활적 투쟁의 비상한 대처가 절실한 때”라고 당부했다.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382회국회(정기회) 제15차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할 계획이었지만, 최대 쟁점 법안 5개를 추리기로 하고 공수처법 개정안을 포함해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국정원법 개정안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사회적참사진실규명법 개정안 등을 신청했다.
/강지수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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