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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행정은 디자인…고민하는 ‘사회혁신가’ 키워야

고등교육재단 특별강연

저출산·주거난 등 주변 사회문제

상상력 기반 행정의 역발상 필요

능동적으로 고민하는 자세 가장 중요

대학 스스로 해결법 찾는 인재 육성을





“대학이 길러야 할 인재는 사회혁신가(소셜이노베이터)입니다. 시키는 것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사회문제라도 능동적으로 찾고 끊임없이 고민해 새로운 아이디어로 풀어나갈 때 좋은 사회가 만들어집니다.”

염재호(사진) 전 고려대 총장은 10일 한국고등교육재단이 마련한 온라인 지식 페스티벌 ‘디자인 학문으로서의 행정학’ 주제의 특별 강연에서 “단순히 법을 해석하고 집행하는 수준의 행정이 아닌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디자인’하는 행정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려대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염 전 총장은 SK 이사회 의장, 외교통상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지냈으며 현재 행정학과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고등교육재단 3기 장학생이기도 한 그는 고려대 총장 재임 당시 ‘공정한 경쟁’을 표방하며 성적 기준이 아닌 저소득 가정의 학생들에게 주는 ‘필요기반장학금’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40여 년간 행정학을 연구한 그에게 행정학의 최대 과제는 사회문제를 어떻게 잘 풀어내느냐다. 염 전 총장은 “사회 구성원들의 가치 기준, 공정성, 이해관계 등에서 옳은 방향을 잡는 게 행정의 고민”이라며 “서류 만들고 도장 찍는 게 다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저출산이나 서울 수도권 주거·교통난 해결을 위한 행정에서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10년 후에는 재택근무나 자율근무가 상당히 많이 생길 것”이라며 “지금은 큰일 날 것처럼 얘기되는 ‘1가구 2주택’도 이에 대비해 권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염 전 총장이 말하는 1가구 2주택이란 한 집에서는 일주일에 3~4일만 살고 나머지는 어린이집과 병원·워크스테이션 등을 갖춘 초고층 임대아파트를 철도 부지 등에 지어 그곳에서 생활하게 하자는 아이디어다. 이렇게 하면 10만 가구까지도 지을 수 있어 주거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염 전 총장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과감한 지원이나 재택·자율근무가 일상화될 젊은 층을 위해 도심 철도 위 공간들을 활용한 임대주택 제공 등이 아이디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행자 안전을 위해 횡단보도 바닥에 추가로 설치된 신호등,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언덕길 주차 차량의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핸들을 벽 쪽으로 꺾지 않는 차주에 대한 벌금 부과 등 작은 방안으로도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행정학이나 행정에 꿈을 가진 후배들에게는 “법전을 외우고 집행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상상하고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상상력은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하면서 우리나라의 입시 위주 교육을 비판했다. 그는 “공부를 노동이라고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는데 공부는 호기심에서 시작돼야 한다”며 “학부모들이 정형화된 틀에서 자녀를 강남 학원에 맡기는 것은 모두 ‘마술피리’에 속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을 통한 해외 유학에 용감하게 도전한 것을 인생에서 최고의 선택으로 꼽은 염 전 총장은 “지금은 젊은이들이 스스로 뗏목을 만들어서라도 해외로 나가야 한다”며 “고작 10·20대에 자신의 인생이 이미 결정됐다는 잘못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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