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해 장롱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손동환 부장판사)는 11일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허 모(41)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전자장치 부착 25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모친과 아들을 살해한 직후 모친의 돈을 내연 관계의 한 모 씨와 사용하는 등 죄책감조차 느끼지 못하는 태도로 일관했다”며 “피해자들은 극단적인 이기심에서 비롯된 느닷없는 공격에 삶을 마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존속 살해가 발각될까 두려워 내연 관계의 한 씨까지 죽이려다 미수에 그쳤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허 씨 측 주장에 “정신감정 결과 당시 지각장애가 있다고 보이지 않고 반사회적 성격만 있었다”고 판단했다. 허 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 도피)로 함께 기소된 한 씨는 이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허 씨는 올 1월 서울 동작구의 자택에서 70대 어머니와 10대 아들을 살해한 뒤 시신을 장롱에 숨긴 혐의(존속 살해, 사체 은닉)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사건 3개월여 만인 지난 4월 27일 장롱에서 시신을 발견해 허 씨를 추적했고 사흘 만에 한 모텔에서 허 씨를 검거했다. 허 씨는 모친에게 한 씨와 따로 살고 싶다며 돈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목 졸라 살해하고 잠든 아들까지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의 반사회성과 폭력성에 비춰보면 가석방으로 풀려날 가능성이 있는 무기징역은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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