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만에 가까운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의 영상 하나에 영업을 중단하게 된 간장게장 식당 업주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에 많은 네티즌이 ‘유튜버의 횡포를 막아달라’며지지 의사를 피력했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튜버의 허위사실 방송으로 자영업자가 피해를 보지 않게 법과 제도를 만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현재 검토중인 이 청원은 16일 오후 2시 50분 현재 9,400여명이 동의했다.
간장게장 무한리필 식당 운영자인 청원인은 “갑자기 맛집 유튜버라며 방문해 촬영한 영상이 며칠 뒤 ‘음식을 재사용하는 무한리필 식당’이라는 제목으로 업로드돼 순식간에 조회 수가 100만 뷰에 달하면서 매장은 음식을 재사용하는 식당으로 낙인이 찍혀 버렸다”고 주장했다.
청원인과 직원들은 사실이 아님을 전하기 위해 여러 계정으로 ‘음식 재활용을 하지 않으며 CCTV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수차례 댓글을 달았으나, 이 유튜버는 이를 삭제하고 차단해 결국 영상은 무차별적으로 확산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로 힘든 매장의 어려움을 헤아려주지는 못할망정 성실하게 운영하는 매장에 X을 뿌리고 간 격”이라며 “수많은 욕설, 항의, 조롱 등이 빗발쳤고 유명 포털사이트와 커뮤니티에서 무차별적인 악플이 난무해 결국 영업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항의하는 청원인에게 유튜버는 ‘본인이 해명 방송을 촬영해서 올리면 된다’고 이야기했고, 실제 해명 영상도 게재됐다. 그러나 청원인은 “영상으로 인해 매장의 피해에 대한 언급도 없었고, 피해복구를 위한 노력의 영상이 아니라 유튜버 본인의 이미지 관리밖에 되지 않는 해명이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해명 영상에는 유튜버를 향해 힘내라는 댓글만 늘어났고, 다른 커뮤니티까지 확산되면서 수습 불가능한 정도가 되어버렸다며 “허위 영상 하나로 문을 닫게 된 이 상황이 너무나도 억울하다”고 분노했다.
문제가 된 영상은 지난 7일 유튜브에 올라온 ‘음식 재사용하는 간장게장 무한리필 식당 촬영 거부하겠습니다’라는 영상으로, 현재는 삭제됐다. 이 영상에서 유튜버는 리필받은 간장게장에 밥알이 있었다며 촬영을 중단하고 식당의 상호가 노출된 메뉴판을 공개했다. 식당 측은 게장을 리필할 경우 사용하던 접시에 게장을 새로 담아주는 만큼 밥알은 유튜버가 먹던 소스에 들어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지난 11일 해당 유튜버는 당시 상황에 오해가 있었고, 리필된 게장에 나온 밥알이 자신의 것임을 확인했다며 “현장에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밥알이 나온 이유에 대해 피드백을 요청 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사장님께 잘못을 저질렀다”고 사과했다.
유튜버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네티즌은 해명 영상에 싫어요 1만9000여회를 누르며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당 영상 댓글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영업방해 등으로 고소할 수 있을 것 같다, 강력한 징벌이 없으면 매번 반복될 듯, 본인의 자유를 맘껏 누렸으니 합당한 책임을 다하기 바란다” 등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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