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첨단소재(298050)가 만기가 돌아온 200억 원 규모 기업어음(CP)을 순상환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 시장에 데뷔했지만 대부분 필요한 자금을 단기금융시장에서 조달하는 회사입니다.
최대 3~6개월짜리 단기증권을 사용했지만 지난달부터 차입금 만기를 연내로 줄이면서 잔액을 줄여나가는 모습입니다. 올해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하면서 자본이 감소해 다소 떨어진 재무지표를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풀이됩니다. 회사의 3·4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548%, 순차입금은 1조6,584억 원에 이릅니다.
효성(004800)첨단소재는 지난 2018년 효성그룹의 산업 자재 사업을 인적분할해 설립됐습니다. 타이어 보강재, 산업용 원사, 에어백 원단 등을 생산하는 회사입니다. 지난해까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마진율이 10%를 웃도는 등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해왔지만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동률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3·4분기까지 회사의 누적 영업손실은 2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98억 원 대비 악화됐습니다.
설비 투자를 위한 비용 지출도 컸습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베트남 광남법인 신축, 국내 탄소섬유 및 아라미드 생산라인 증설 투자 등으로 설비투자(CAPEX) 규모가 평균 2,00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밖에 분할 이후 유무형자산의 손상차손 인식, 세무조사를 대비한 법인세비용 등 부담으로 재무지표가 계속 악화됐습니다.
회사는 이에 대해 장기재고를 처분하는 등 운전자금을 줄이면서 대응하고 있습니다. 3·4분기 가동률 회복에도 회사의 재고자산 금액은 지난해 말 4,721억 원 대비 3,290억 원으로 1,000억 원 이상 줄었습니다. 이에 따른 영업창출현금도 전년 대비 45% 정도 늘었습니다. 올해 대규모 투자도 일단락되고 내년부터 완성차·타이어 수요 회복이 전망되면서 2021년부터는 연간 2,000억 원을 웃도는 영업활동현금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의 연간 순금융비용 약 700억 원을 충분히 충당할 수 있는 규모지요.
정부가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운영을 내년 상반기까지로 연장한 만큼 장기 자금 조달 여건도 우호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효성첨단소재의 신용도는 A(안정적)으로 회사채 시장에서 비우량등급으로 평가받는 수준입니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창사 후 처음으로 회사채 시장을 찾아 CP 상환을 위한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단기물을 장기물로 차환하면서 만기 구조를 늘린 한편 금융비용도 약 40~90bp(1bp=0.01%포인트) 절감하는데 성공했지요. 저신용도 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이어지면서 내년 차환 발행과 금융비용 절감 노력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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