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아들의 원정출산 의혹이 불거지자 이를 두고 임신부터 출산 기간까지의 출입국증명서와 출생증명서를 공개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을 올리고 “작년 조국 사태가 불거지면서 저들은 물타기용 허위 의혹이 필요했다. 특정 세력이 조직적으로 제가 미국 LA의 산후 조리원에서 원정출산을 했다는 루머를 퍼트리고 확대재생산했다”며 “당시 임신부터 출산 기간까지의 출입국증명서와 어제 오후 직접 서울대학병원을 찾아 발급받은 출생증명서를 공개한다”고 적었다.
나 전 의원이 공개한 ‘출입국에 관한 사실증명’은 지난해 9월19일 발급되었으며, 해당 문서에 따르면 따르면 1997년 1월1일부터 1998년 12월31일까지 기간 동안 ‘기록대조 기간 내 출입국 기록’은 없다. 전날 서울대병원에서 발급된 출생증명서에도 1997년 12월12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아들 김모씨가 출생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나 전 의원은 의혹이 불거진 데에 대해서 “백신 확보와 같은 문제에 대한 고민의 시간도 모자란 때, 이런 황당한 음모론에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현실에 한숨만 나올 뿐”이라며 “(원정 출산 의혹이 제기된) 미국 LA의 산후 조리원이 문을 연 시점이, 제가 아들을 출산한 시점보다 한참 뒤였기에 솔직히 이런 루머 따위는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저의 기대가 너무 컸던 것 같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조차 논평까지 내가며 원정출산 의혹 제기에 가세했다”며 “황당하고 기가 막혔지만 그래도 어쨌든 관련 서류는 필요할 것 같아 비서관에게 출생을 증명할만한 서류를 발급 받아오라고 했다. 여차저차해서 비서관이 2019년 9월 당시 받아온 서류가 바로 제가 21일에 올린 소견서”라고 설명했다.
나 전 의원은 그러면서 “문제는 극소수가 퍼트리는 음모론을 대단한 뉴스거리인 양 보도하고, 불필요한 논란을 제조하는 것”이라며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 되기를 마음 깊이 소망한다. 제발 이런 잘못된 행동들을 멈춰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아들이 군에 입대하던 21일 페이스북에 아들의 사진과 1997년 당시 출생 소견서를 함께 게시하며 원정출산 의혹에 반박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견서 발급이 이례적이라며 출생증명서를 공개할 것을 연일 요구했다.
부산 동아대병원 산부인과 한명석 교수는 SNS를 통해 “참 특이한 소견서”라며 “출산을 증명하려면 출생증명서를 올리면 된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22년 전 분만한 걸 소견서로 발급하는 아주 이례적인 경우”라며 “소견서는 말 그대로 의사의 소견(opinion)일 뿐입니다. 어디에도 서울대 병원에서 분만했다는 언급이 없다. 차라리 진단서로 발급했다면, 발급의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기에 더 신뢰가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혜인인턴기자 understa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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