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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 탄 개미, 첫날 1조 베팅…코스피 시총 2,000조 돌파

■코스피 '새해 축포' 2,900 뚫었다

기관 1조 매도 폭탄 개미가 막아

車·2차전지·반도체 상승 뒷받침

외인도 시총 상위 종목 집중 매수

'단기 급등' 부담감은 경계해야

2021년 새해 첫 거래일인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2,000조 원을 넘고 2,900선을 돌파하며 전날보다 70.98 포인트(2.47%) 오른 2,944.45 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오승현기자




새해부터 국내 증시가 거침없는 ‘질주 본능’을 연출했다. 지난해 말 대부분의 증권사가 단기 급등을 이유로 올해 초에는 단기적인 ‘숨 고르기’ 장세를 예상했으나 이를 보란 듯이 깨트렸다. 새해 증시에 대한 기대감과 세금 회피 등의 연말 매도 수요가 새해 들어 매수세로 바뀌어 나타나면서 지수를 끌어올리는 ‘1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그 강도는 덜할 수 있다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대개 이달 코스피지수의 상단을 지난해 말 대비 2.5% 정도 오른 2,950포인트선으로 잡았다. 하지만 새해 첫날 증시는 이런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단숨에 증권사의 전망치 상단 가까이 치솟았다. 지난달 증시가 쉼 없이 달려왔지만 여전히 시장,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에너지는 새해에도 고갈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면서 ‘코스피 3,000’ 시대를 예고했다.



4일 코스피지수가 새해 첫날 단숨에 2,900포인트를 넘어 전 거래일보다 2.47%(70.98포인트) 상승한 2,944.45포인트를 기록한 것은 개인 투자자들의 든든한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들은 이날 1조 31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투자가들이 1조 1,883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외국인 투자가(847억 원)와 힘을 합쳐 지수를 밀어 올렸다. 삼성전자(005930)(6,569억 원)를 가장 많이 샀고 기관의 의무 보호 물량 492만여 주가 시장에 풀리기 시작한 SK바이오팜(326030)(3,068억 원), 삼성전자우(005935)(1,458억 원), 셀트리온(068270)(897억 원) 등이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들은 LG화학(051910)(2,577억 원), 현대차(005380)(1,745억 원), SK하이닉스(000660)(710억 원), 카카오(428억 원) 등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을 주로 사들였다. 개인이 내다 판 종목은 외국인이, 외국인이 판 종목은 개인이 주워담으면서 지수의 상승을 이끌었다.

현대차와 관련한 부품사 등 자동차 밸류체인을 구성하는 기업들이 초강세를 보였다. 현대차가 8.07% 오른 가운데 현대위아(011210)(29.91%), 현대모비스(012330)(12.33%)가 급등했고 이차전지 기업인 SK이노베이션(096770)(21.58%), LG화학(7.89%), 삼성SDI(6.85%) 역시 상승했다. 해상 운임 급등세에 HMM(011200)(18.64%), 팬오션(028670)(6.97%) 등도 강세를 보였으며 삼성전자(2.47%), SK하이닉스(6.33%) 등 반도체 업종도 수출 증가, D램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대형주들이 일제히 오르면서 코스피 시가총액도 사상 처음으로 2,000조 원을 넘긴 2,028조 8,460억 원을 기록했다.

장화탁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개인들이 지난해 성과가 워낙 좋으면서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며 “전통적으로 가치주 느낌이 강한 대형주, 제조업, 물동량이 늘 때 수혜를 입는 업종들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거래량도 또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 대금은 24조 7,266조 원, 코스닥 시장은 16조 6,393억 원으로 양대 증시에서 41조 3,659억 원어치의 주식이 거래돼 지난해 12월 28일 기록한 역대 최대 거래 대금 기록(41조 995억 원)을 넘어섰다. 당시에는 투자 주체들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면서 거래 대금이 급증했지만 이날은 “사겠다”는 투자자들의 매수 의지가 우위를 보이면서 거래량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새해 증시 개장을 앞두고 증권가에서는 이달 증시 상승세가 지난달과 비교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1월 증시가 다른 때보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다는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지난달 증시의 상승 속도가 가팔랐던 만큼 단기적이라도 ‘숨 고르기’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에 대해서 대부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지난해 말 올해 1월 코스피지수 밴드를 내놓은 대부분 증권사는 지수 상단을 2,950포인트선에 맞췄다. 코리아에셋증권이 2,850선으로 가장 낮았으며 KB증권·삼성증권·케이프투자증권 등은 모두 2,950선을 전망치로 내놓았다. 하지만 새해 첫날 증시가 예상보다 강하게 튀어 오르면서 증권사 예상치 턱밑까지 쫓아오게 됐다. 기대로만 언급하던 코스피지수 3,000포인트도 이제 2%가량 더 오르면 현실이 되게 됐다.

다만 새해 첫날 증시가 급격한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증권가에서는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여전히 유지되는 모습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펀더멘털로 설명해서 주가가 가는 게 아니라 기대감에 따른 관성으로 오르고 있다”며 “펀더멘털 대비 코스피가 급하게 오른 만큼 주가가 오를수록 시장의 경계심은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성호·이승배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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