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놓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두고 찬성과 반대 의견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등 정치권에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 음식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더불어민주당을 위해 써야 하는 카드를 챙겨먹고 있다”고 이 대표를 향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황씨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정치가 참 무섭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황씨는 “사면 카드가 대선용으로 쓰일 수 있다는 생각은 했다”면서 “박빙일 때에 무당파를 끌고오는 전략으로 써먹을 수 있다”고 상황을 짚었다.
황씨는 이어 “그러니까 각 당의 대통령 후보가 정해지고 난 다음에나 사면 카드를 써야 하는 것”이라고 거듭 이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웠다.
한편 새해 벽두를 흔든 이 대표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민주당은 “당사자의 반성이 중요하다”면서 당원들 의사에 따르기로 했다.
민주당은 지난 3일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로 최고위원회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 문제는 국민 공감대와 당사자들의 반성이 중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하고 앞으로 국민과 당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면서 “최고위는 촛불정신을 받들어 개혁과 통합을 함께 추진한다는 데에 공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대변인은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국민 통합을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 지도부가 두 전직 대통령의 반성을 사실상 사면의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자신의 사면 건의 언급에서 별다른 전제를 달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면에 대한 여권 내부의 강한 반발에 사실상 후퇴한 모양새가 됐다.
이 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사과가 전제돼야 사면 건의를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반성이) 중요하다고 (당 발표에) 돼 있다”면서 오는 14일 대법원의 박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 판결을 기다려보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반목과 대결의 진영 정치를 뛰어넘어 국민 통합을 이루는 정치로 발전해가야 한다고 믿는다는 저의 충정에서 (사면)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국민 통합의 방법이 사면이냐’는 이어진 질문에는 “그중 일부”라고 답했다. 또한 ‘사면 건의에 대해 청와대와 교감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일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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