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가볍게 앓고 지나가더라도 약 8개월 후까지는 항체가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 감염내과 박완범·최평균 교수 연구팀은 국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무증상 및 경증 코로나19 환자 58명을 분석해 감염 8개월 후까지는 91%에게서 항체가 검출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대개 항체는 감염병에 걸린 후 체내 면역체계에 의해 자연적으로 생성되며,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항체 양성률은 진단검사 방법에 따라 26∼91%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런 결과의 차이는 진단검사 민감도의 차이에 따른 것으로, 항체 보유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검사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그리고 바이러스 배출 기간이 길수록 항체 양성률이 높았다. 이와 함께 연구 대상자의 53%에게서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검출됐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로 코로나19를 가볍게 앓더라도 항체가 충분히 생성돼 90% 이상에게서 검출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최소 8개월 이내에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면 적절한 항체 검사를 통해 과거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항체 검출 자체가 면역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재감염, 특히 변이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신종 감염병'(EID, Emerging Infectious Diseases) 3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며, 현재 온라인에 공개돼 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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