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이던 최고 권위의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이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연기됐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최초로 대중음악 부문 후보에 올라 주목을 끄는 63회 그래미 시상식의 바뀐 일정은 3월14일이다.
그래미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와 중계방송사인 미국 CBS는 5일 낸 입장문에서 “보건의료 전문가, 참석 예정 아티스트와 숙고 끝에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행사가 열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은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해 의료서비스와 중환자실(ICU) 수용 능력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LA타임스는 지난 4일 하루 동안 캘리포니아주에서만 7만4,00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주 및 지역 당국도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상태다. AP통신은 “LA 카운티에서만 시간당 평균 6명 꼴로 코로나19로 숨지는 실정”이라며 “카운티 당국은 크리스마스, 연말 이후 확진자 폭증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연예계 종사자단체와 노조에서는 LA에서 진행되는 방송·영화의 대면 작업을 연기해달라고 요구해 왔으며 몇몇 심야방송은 다시 원격제작 체제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그래미 어워즈는 ‘음악계의 가장 성대한 밤’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매년 LA의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관객 1만8,000여명이 참여하는 가운데 열려 왔다. 롤링스톤은 “주최 측은 올해 시상식은 코로나19 여파로 시상자와 공연 참여자들만 참석하고 다른 후보자들은 온라인으로 참석하는 쪽으로 계획했다”고 전했다. 장소도 스테이플스 센터 대신 LA 시내 일원으로 정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상식에는 비욘세가 싱글 ‘Black Parade’로 ‘올해의 레코드’ 후보에 오르는 등 9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다. 두아 리파는 ‘올해의 앨범’ 등 7개 부문에, 테일러 스위프트는 6개 부문의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올해는 BTS가 히트곡 ‘다이너마이트’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라 한국에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BTS가 이날 공연할지도 관심사인데, 외신들은 시상식 출연자가 추후 발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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