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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경제정책, 시장원리 너무 무시…이념론 지양하고 경제·복지 융합을"

[그래도 정치가 희망이다]

■ 서상목 사회복지협의회장 인터뷰

DJ, 금융·정부·재벌개혁 모두 해내

노무현 정권 경제정책도 시장에 무게

사회적 연대의식에 자유주의 접목

'자본주의 4.0'으로 균형 바로잡아야

서상목 전 신한국당 의원이 10일 서울 마포구 사회복지협의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성형주기자




“‘햇볕정책’은 보수 정권이, 노동 개혁은 진보 정권이 잘할 수 있습니다. 노동 개혁 문제는 노조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진보 대통령이 풀어야 합니다.”

정치계 원로인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은 10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정책의 방향을 전환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 출신의 서 회장은 3선 국회의원과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복지·경제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시장경제의 흐름을 거스르고 소득 주도 성장, 부동산 규제 정책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가 ‘이념의 정치’에 사로잡혀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진보 세력의 지지를 바탕으로 권력을 잡은 뒤 시대의 흐름에 맞는 시장경제 정책을 펼친 것과 달리 문 대통령은 ‘좌파 일변도 정책’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늦은 감은 있지만 대통령이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 회장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가장 큰 취약점이라고 한다면 시장 원리를 너무 무시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 부동산 규제, 임대차 3법 개정을 밀어붙이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시장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자만심과 무지를 드러내 안타깝다”고 했다.



서 회장은 시장과 경제정책의 주체를 ‘파도’와 ‘서퍼’에 비유했다. 그는 “서퍼가 파도와 싸우면 무너진다”며 “정부가 개입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시장을 잘 활용해야 정책 성공을 거둘 수 있지 시장 원리를 완전히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김·노 전 대통령이 진보적 사회복지 정책을 펼쳤지만 경제정책은 시장에 무게를 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서 회장은 “IMF 외환 위기라는 특수 상황이 있기는 했지만 김 전 대통령이야말로 금융·정부·노동·재벌 개혁을 모두 해냈다”며 “어느 우파보다 우파적인 경제정책을 펼쳤다”고 말했다. 또 “노무현 정권 역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에서는 과거 보수 정권과 다를 게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노동 개혁에 실패한 김영삼 정부와 성공한 김대중 정부를 예로 들며 진보 정부야말로 시장 중심의 정책을 펼칠 적임자라고 제언했다. 서 회장은 1996년 신한국당 정책조정위원장 시절 경험한 이른바 ‘노동법 날치기’를 실패한 사례로 회고했다. 그는 “이홍구 당 대표가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노동법을 처리했지만 시민들의 반발이 커 재개정하는 수밖에 없었다”며 “오히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사정위원회를 만들어 기업 구조 조정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이 노동계와 진보 세력의 동의를 받은 대통령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따뜻한 정치의 방향은 무엇일까. 서 회장은 보수적 가치관인 자유주의에 진보 성향의 사회적 연대 의식을 접목한 ‘자본주의 4.0’을 꼽았다. 그는 “저출산·저성장과 같은 신자유주의의 문제가 과거에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며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강성 노조가 굳건한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고용하면서 분배 문제가 심화하고 있어 이에 대한 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회장은 최근 발간한 저서 ‘균형의 시대’를 통해 이 같은 생각을 ‘웰페어노믹스(Welfare-nomics)’라는 단어로 정리했다. 복지(Welfare)와 경제(Economics)의 융합을 의미하는 웰페어노믹스는 신자유주의의 시장경제 모델과 복지국가 모델의 장점만을 더해 지속 가능한 서구식 복지국가 모델을 구현하자는 제안이다. 서 회장은 “국가 전략 수립에 있어서는 정부의 역할을 강화하되 그 집행 과정에서 자유 시장경제의 원칙과 수단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경제와 복지 정책에 대한 이념적 논쟁은 지양하고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차원에서 경제와 복지의 장점을 융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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