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카드 업체 비자가 당국의 반독점 소송으로 핀테크 업체 플레이드 인수를 포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 시간) 전했다.
알 켈리 비자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플레이드의 서비스는 비자에 보완적이기 때문에 법적 다툼에서 승리할 것으로 믿지만 소송이 복잡하고 길어질 것으로 예상돼 완전히 해결하는 데는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인수 포기 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대신 비자는 플레이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각사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비자는 또 플레이드 인수 결정 전에 취득한 플레이드의 소수 지분을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WSJ는 비자의 플레이드 인수 포기로 카드 외에 결제 능력을 다양화하려던 비자의 시도가 좌절됐다면서 핀테크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키우고 고객을 확대하려던 비자에 타격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 비자가 소비자 결제 분야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잠재적으로 더 어려워질 것임을 시사한다고 WSJ는 지적했다.
앞서 비자는 지난해 1월 53억 달러(약 5조 8,024억 원)에 플레이드를 인수한다고 발표했으나 미 법무부가 지난해 11월 온라인 직불 시장의 경쟁을 저해하고 비자의 독점을 유지할 것이라며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플레이드는 지난 2013년 설립된 핀테크 업체로 1만 1,000여 개의 금융사와 200만 명의 계좌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구축해 페이팔의 디지털 이체 서비스인 ‘벤모’ 등 차세대 금융 앱을 뒷받침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신용카드나 직불카드에 의존하지 않고 구매가 가능해져 비자에 내야 하는 수수료를 잠재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마스터카드가 플레이드와 유사한 스타트업인 피니시티를 인수하는 것을 승인했다. 법무부는 마스터카드가 비자보다 온라인 직불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훨씬 낮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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